안동·예천으로 나뉘는 경북도청신도시 교통·행정 따로따로
같은 신도시지만 택시는 영업 구역 마찰...버스 승차장 중구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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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의 택시 운전기사 안모(53) 씨가 경북도청 신도시 택시 승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안동시내로 진입한다.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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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의 택시 운전기사 안모(53) 씨가 경북도청 신도시 택시 승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안동시내로 진입한다. 오주석 기자 |
경북 예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안모(53) 씨는 경북도청 신도시 중심지로 진입하는 게 매번 망설여진다. 상권이 형성된 중심 네거리가 예천과 안동 경계에 있어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승객의 목적지에 따라 승차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라 평소보다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다. 안 씨는 "신도시의 주요 숙박 시설인 CM 파크호텔의 경우 주소지가 안동이라 승객을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여러 제약이 따른다 "며 "승객을 신도시 인근으로 모시는 건 괜찮지만, 예천 택시가 안동역과 같이 장거리로 안동 지역을 이동할 경우 요금 할증 등이 발생한다 "고 말했다.
택시는 각 시군에서 한해 영업권이 부여된다. 시·군 경계지역을 벗어나면 20% 할증 요금이 붙는 구조다. 예천 택시의 경우 안동에 주소지를 둔 경북도교육청을 넘어가면 추가 운임 발생한다. 안동 택시 또한 예천군에 있는 경북여성가족플라자를 벗어나면 할증이 붙는다. 경북도청 신도시 인근에는 안동과 예천, 영주 택시가 수시로 지나 주민들이 혼란을 겪는다. 박춘근(60·예천군 예천읍) 씨는 "매번 헷갈려서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게 망설여진다"며 "지역 콜택시를 불러 혹시 모를 변수를 줄이는 편"라고 말했다.
경북도청 신도시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아파트가 들어서며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통이나 행정의 통합은 더디기만 하다. 같은 신도시에 거주하더라도 실질적인 주민 복지는 따로 움직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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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신도시 안동지역 버스 승차장.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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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신도시 예천 지역 버스 승차장. 오주석 기자 |
당장 같은 신도시 내에서도 안동시와 예천군이 각기 다른 버스 승차장을 만들어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행정구역 경계 100여m를 사이에 두고 각양각색의 버스 승차장이 여럿 보였다. 김민수(33·안동시 풍천면)씨는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 일체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조금씩 맞춰갔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경북도청신도시 내 행정 혼선을 줄이기 위한 '경북도청신도시 상생 행정협의회'는 지난 2022년 출범했다. 안동시와 예천군은 상생 협의 과정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 일원화와 공용수거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주요 안건에 대한 해결점은 찾지 못했다. 택시의 경우 단일 영업권을 추진했으나 일부 택시업계의 마찰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청 신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 만큼 일체감을 갖춰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상생 행정협의회가 더욱 활성화돼 신도시 통합행정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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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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