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9억 원 화장실’ 논란… 낭비일까, 투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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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가 9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수성못 상화동산 공중화장실이 지난 14일부터 개방됐다. 곡선형 구조와 천연목재 디자인이 적용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으며, 실내는 현대적인 마감재와 냉·난방 시설을 갖춰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번 리모델링은 스페인 건축가 다니엘 바예가 설계해 예술적 요소를 강조했지만, 개방 후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깨끗하긴 하지만 9억 원을 들일 필요가 있었나", "화장실 하나에 아파트 한 채 값이라니 납득이 안 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지며 과잉투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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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밝은 타일 마감과 원형 세면대, 곡선 유리창을 활용한 자연 채광 등 기존 공중화장실과 차별화된 요소를 갖췄다. 냉·난방기와 장애인 편의시설도 마련됐지만, 시민들은 "9억 원을 들일 만큼 혁신적이진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남성 화장실 입구 계단이 어르신들에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인 시설이 있는데 계단이 있는 건 모순"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계단 손잡이 설치를 건축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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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는 단순한 화장실이 아닌 관광 요소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 효과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한 시민은 "관광객이 일부러 화장실을 보러 오는 것도 아닌데, 세금을 이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수성구는 일본 도쿄와 서울의 사례처럼 공공시설에 예술성을 접목한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민 대다수는 비용 대비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결국, 수성못 공중화장실이 랜드마크가 될지, 아니면 '세금 낭비' 논란 속에 남을지는 앞으로의 활용 방안과 시민들의 평가에 달려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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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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