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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음모론

2025-02-28

달 착륙 음모론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1974년 미국 작가 케이싱에 의해 제기됐으며, 아폴로 음모론이라고도 한다. 음모론자들은 아폴로 착륙 장면에서 성조기가 펄럭인다는 점, 분화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림자 방향이 다르다는 점을 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할리우드 영화 세트장에서 만들어진 화성 착륙 장면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억측까지 나돌았다.

음모론은 대개 잘못된 믿음 또는 확정편향을 숙주로 기생한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저서 '미스빌리프'에서 "누구나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는 이유로 음모론을 믿는다"고 서술했다. 확정편향에 빠진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으며 자기위안으로 삼는다는 논리다. 음모론은 넘친다. 다국적 제약사가 바이러스를 일부러 퍼뜨렸다는 코로나19 음모론,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사주했다는 10·26 음모론, 심지어 '지구가 평평하다'는 음모론까지 다 헤아리기 어렵다.

우린 부정선거 음모론이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동기(動機)로도 작용했다. 하지만 21대 총선 관련 부정선거 소송 126건이 모두 대법원에서 기각 또는 각하됐다. '부정선거 불가론'을 주장하는 김승주 고려대 교수는 "투표함 보관소 CCTV 해킹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가능한 얘기"라고 단언한다. 필자는 음모론을 믿지 않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의 실체를 파헤친 일간지 특집기사들을 통독한 후엔 확신이 더 강고해졌다. 음모론 팩트체크도 레거시 언론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박규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