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대대적 국기 정비 행사
마을회관 훼손된 국기는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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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경북 안동시 풍산읍 한 마을회관 앞에 게양된 태극기가 찢어진 채 비에 젖어 늘어져 있다.(왼쪽) 안동시청에 게양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2일 오전 안동시 풍산읍 한 마을회관 앞 게양대엔 찢어진 태극기가 비에 젖어 축 늘어져 있다. 나란히 게양된 노인회 기와 안동시 기의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지난달 27일 오후 찢어진 태극기와 노인회 깃발, 안동시 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곳이다. 광복 80주년 3·1절 당일에도 훼손된 태극기가 그대로 방치됐던 것이다. 훼손된 태극기에 대한 지적에도 행정기관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시민보다는 행정 위주의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친 것이란 질타가 쏟아지는 이유다.
안동시는 3·1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고, 이 행사에 앞선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국기 게양대를 정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한다면서, 정작 농촌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살펴보는 세심함은 부족했던 것이다.
더욱이 태극기는 비·바람 등으로 훼손되거나 존엄성이 유지되기 어려울 경우 게양하지 않도록 헌법상 규정돼 있다. 해당 마을회관은 이 같은 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다.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는 태극기의 훼손 방치로 이어졌고, 급기야 온갖 먼지가 눌어붙어 불에 그을린 것처럼 검게 물들이거나 심지어 찢어진 채 게양해 둘 수밖에 없도록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해당 마을의 한 주민은 "태극기 상태를 보면 수개월은 더 지난 것 같다. 어떻게 저 지경이 될 때까지 그냥 방치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이어 "인근 펜션도 많아 외부 손님이나 관광객도 마을을 찾곤 한다"며 "행정기관의 세밀한 관심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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