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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레이더] 소리 없는 총성, 글로벌 관세전쟁 본격화

2025-03-07

[경제레이더] 소리 없는 총성, 글로벌 관세전쟁 본격화
김윤상 (iM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실장)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글로벌 관세 전쟁은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수차례 말하기도 했다. 주요 국가에 대한 '보편 관세'는 물론 소재,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추가 관세 방침 역시 구체화되고 있다. 핵심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유권자를 의식한 탓일까.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은 1기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철강, 비철금속 등 전통 소재 산업에서 출발한다. 2월10일 트럼프 정부는 가장 먼저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관세는 내수 시장 보호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점도 있다. 특히 철강 산업은 타 산업 대비 필요성이 더 절실하다. 중국의 공급 과잉, 저가 수출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의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한 제재는 이미 중국산 저가 수출량이 급증한 오바마 정부하에서 본격화됐다. 2024년 중국 철강 수출량이 9년 만에 재차 1억t을 상회하면서 동남아, 남미, 인도 등 중국 주력 수출국들도 내수 시장에 빗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저가 제품으로부터 내수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관세와 같은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분명 부작용을 수반한다. 첫째, 무차별적인 관세 부과로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이고, 소비, 교역, 투자 등 경제 전반의 활력은 저하될 것이다. 관세 부과로 철강 가격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나,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관세 부과는 상대국이 있는 일종의 '게임'이다. EU는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최대 280억 유로(약 42조원) 규모의 수출 타격을 전망했고, 이에 따른 보복을 천명했다. 양 진영 간 긴장감이 팽배한 국면에서 교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관세라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월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주 연속 하락했다. 관세 전쟁으로 실제 전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25% 보편 관세 방침으로 국내외 기업의 멕시코 투자는 전면 재검토되고 있다. 미국 내 직접 투자 역시 국내 기업에 있어 고민거리이다. 높아지는 무역 장벽, 원산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직접 투자는 분명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철강 등 전통 산업의 경우 향후 수요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점, 한국 대비 현격히 높은 투자비는 분명 부담스럽다.

둘째, 관세 부과로 손해를 보는 산업·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 자동차 원가 상승을 의미한다. 동일 산업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인상분을 흡수할 수는 있으나 이 역시 수요가 좋아야 가능할 것이다.

셋째, 관세 부과로 최종 제품의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은 물론, 높은 물가가 지속된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이에 따른 경기 회복 시기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철강 산업에 있어 글로벌 관세 전쟁의 진원지인 중국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이 단기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 디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한 중국은 구조 조정 및 설비 감축보다는 부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양 회 부양 기대감도 사라졌고,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의 해체, 관세 장벽이라는 신냉전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의사 결정이 관련 업계에 절실한 시기다.

김윤상 〈iM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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