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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도 못하고…가정 내 방치된 의료용 마약류

2025-03-09 15:48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낮은 참여율이 문제
국민 대상 캠페인 필수…올바른 폐기법, 더 널리 알려야

버리지도 못하고…가정 내 방치된 의료용 마약류
한 약사가 환자에게 남은 의료용 마약류의 올바른 폐기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영남일보 AI 제작>


가정 내 남겨진 의료용 마약류가 안전하게 수거·폐기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의 참여율이 낮아 제도적 보완과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부터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운영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북대병원과 문전약국 6곳이 연계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 참여율을 높이려면 환자 교육과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연구팀은 2024년 7월~11월까지 마약류 처방을 받은 외래 환자 167명을 대상으로 상담을 했다. 이 중 53.9%인 90명이 잔여 마약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제 2차 상담까지 진행된 환자는 예약 변경, 입원 등의 사유로 64명에 불과했다. 최종적으로 약국을 방문해 잔여 마약류를 폐기한 환자는 6명(3.6%)에 그쳤다.

연구팀은 "환자들은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처방받는 과정에서 금전적·시간적 비용을 지출하지만, 잔여 마약류 폐기과정에선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선 국민 대상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연구팀은 △의료용 마약류의 개념 △오남용의 위험성 △가정 내 방치된 마약류의 문제점 등을 알리는 캠페인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약사의 역할 확대 필요성도 부각됐다. 조사 결과, 잔여 마약류 발생 원인은 △필요시 복용 방식(60.9%) △증상 완화로 인한 중단(14.1%) △의존성·내성·부작용 우려(9.4%) 등이었다. 일부 환자는 다제약물 복용 부담으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충분한 통증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잔여 마약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처방시 약사가 환자별 사용법을 철저히 교육하고, 필요 이상의 처방을 막는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약사가 다학제적 협업을 통해 처방량을 면밀히 검토하면 잔여 마약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단순한 처방·조제 역할을 넘어 환자 교육과 처방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달성군 A 약국 약사(60대)는 "의료용 마약류의 안전한 관리와 폐기를 위해선 체계적인 교육, 정책적 보완, 약사의 적극적 개입이 필수"라며 "특히 환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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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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