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준스톤 이어원'·윤 대통령 '힘내라 대한민국' 관람객 줄이어
'길위에 김대중' 후속작 올해 개봉…정치인 홍보수단 자리매김 '관심'
관계자 "상영장이 유세장 같아…인물 미화·평가절하 편 나눔 소재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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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어프렌티스' '길위에 김대중' '준스톤 이어원'. |
◆줄잇는 정치인 소재 영화들
현역 정치인 이준석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준스톤 이어원'이 지난 6일 개봉했다. 정치인 이준석이 경기도 화성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까지 과정을 그의 정치철학, 일상적인 모습과 엮어 담았다. 6일 개봉한 영화 '준스톤 이어원'은 11일 현재 전국 27곳 스크린에서 3천200여 명이 관람했다. 상영 초기인 탓에 아직 관객 스코어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관람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탄핵이 대한민국 정치를 살얼음판으로 몰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을 지지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도 지난달 개봉해 상영중이다.
비상계엄, 탄핵, 윤 대통령 구속 취소 등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영화는 계엄의 정당성에 힘을 싣는다.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은 11일 현재 전국에서 6만2천여 명이 관람했다.
◆후속작 만들고 정치인 민낯 고발
개봉작이 화제가 되면서 속편 제작에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월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을 제작한 '시네마6411'과 '명필름'은 올해 후속작 '대통령 김대중'을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이다. 제작비 모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올해 후속작을 만날 수 있다. 전편에서 1997년 12월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기까지 김대중이 보낸 험난한 시간과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았다면, 후속작에서는 한국 최초의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가는 과정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을 홍보하는 것과 반대로 한 사람의 숨겨진 민낯을 까발리기 위해 제작된 영화도 있다.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파헤쳐 고발하는 역할을 하는 것. 대표적으로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의 사생활을 까발린 '어프렌티스'가 있다. 당시 영화의 개봉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봉과정에서 수많은 논란과 분쟁이 있었다. 트럼프 측이 개봉을 막기 위해 고소, 고발 등 난타전을 벌였다. 개봉까지는 험난했지만 판세를 뒤엎을 만한 충격적 내용이 없다는 여론에 영화의 후폭풍은 크지 않았다.
◆줄잇는 정치영화들의 명암
정치인 소재 영화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작돼 왔다. 일부 작품은 팬심에 힘입어 누적 관객수 100만을 돌파하며 장기 상영에 돌입한 사례도 적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와 삶의 철학을 그린 '노무현입니다'(2017·185만명), 이승만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 건국과정의 비하인드를 담은 '건국전쟁'(2024·117만명) 등이 큰 관심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영화가 정치인을 홍보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잡을지 관심이다. 지금까지 정치인을 문화적으로 알리는 방법이라면 주로 자서전, 에세이 등 책을 출간한 후에 여는 출판기념회, 강연회 등이 주로 이용됐다.
유튜브를 필두로 한 영상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들 영상물이 젊은층은 물론 실버세대를 사로잡을 효과적인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 영상은 대규모 군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효과적이다. 또 '편집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영상의 스킬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인물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드럽게, 코믹하게 등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한 문화 평론가는 "정치 또는 정치인 소재 영화의 상영장에 가보면 팬덤이 가세해 상영장이 마치 유세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면서 "영화가 한 인물을 더욱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도 있는 만큼 최근 늘어나는 정치소재 영화를 보면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가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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