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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칼럼] 스포츠와 데이터

2025-03-18
요즘 스포츠계는 단순한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던 시절을 지나, 데이터의 혁신적인 힘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선수의 움직임, 피로도, 심지어 경기장의 미세한 온도 변화까지 모두 수치로 기록되는 이 시대에, 팀과 구단들은 데이터를 통해 승리의 열쇠를 찾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스포츠산업 전반에 걸쳐 마케팅 전략, 경영학적 접근, 그리고 프로스포츠의 운영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한때 '경기의 본질'이라 여겨졌던 직감과 경험은 이제 정교한 분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에 의해 보완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선수들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상 위험 예측이나 최적의 경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프로 리그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스포츠 분야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분석의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기존의 단순한 통계치를 넘어, 경기 당일의 기상 변화, 선수의 심리 상태, 관중의 반응까지도 분석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스포츠마케팅과 팬 서비스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러나 모든 혁신이 그러하듯, 데이터 분석의 도입에는 분명 도전과 과제가 따른다. 과도한 수치 의존은 때로 인간적인 본능과 감성을 무시할 위험이 있으며, 선수 본연의 창의성과 즉흥적 판단을 억제할 수도 있다.
[3040칼럼] 스포츠와 데이터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실제로 일부 구단에서는 '데이터에 의한 기계적 접근'이 오히려 선수들의 유연한 플레이를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같이 데이터와 인간적 감각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스포츠계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도 데이터는 팬과의 소통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팬들의 반응과 참여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함으로써, 구단들은 맞춤형 콘텐츠와 이벤트를 기획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팬들은 이제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로 분석된 선수들의 퍼포먼스와 경기 전략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게 되며, 이는 곧 스포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이 변화는 단순히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의 본질은 여전히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있다. 데이터 분석은 이러한 열정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며,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경기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데이터가 제시하는 수치와 분석 뒤에 숨겨진 인간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하며, 기술과 감성이 조화를 이룰 때 스포츠는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앞으로의 스포츠산업은 기술과 인간미가 공존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구단과 선수, 그리고 팬 모두가 데이터라는 도구를 통해 서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스포츠가 주는 진정한 감동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스포츠의 미래는 숫자와 알고리즘 너머에, 우리 모두의 열정과 꿈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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