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거짓말처럼 불길이 눈앞에서 확산” 갑작스런 산불에 의성마을은 초토화](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23.8dba90da0edf4d559770da2b84ef9677_P1.png)
의성군 안평면 신원리 주변에 소방차가 수시로 지나가고 있다. 오주석 기자
![[현장취재] “거짓말처럼 불길이 눈앞에서 확산” 갑작스런 산불에 의성마을은 초토화](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23.8a039b9443924337b58ac51c376ee000_P1.jpg)
의성지역 농막과 밭이 불길에 전소했다. 오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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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한 불이 인근까지 번졌다. 오주석 기자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한 산불로 의성군 일대가 초토화됐다. 최초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일대는 매캐한 연기로 가득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23일 오전 의성군 안평면 신원리 마을 입구에는 소방차와 산림청 헬기가 수시로 오가며 긴박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화마가 휩쓸고 간 산 능선 곳곳엔 시커먼 그을음 자국이 선명했다.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묘지를 찾은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돼 인근 산림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불길을 목격한 이계순(82·의성군 안평면 신원리) 씨는 “산 능선에서 불이 시작돼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번졌다"며 “다행히 집 앞까진 불길이 닿지 않았지만, 산소에 모신 부모님 묘가 모두 타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을 주민들은 혹시 모를 재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과수원을 정비했다.
최경욱(63 의성군 단촌면 세촌리) 씨는 “산불로 복숭아밭이 피해를 입었다"며 “생육기 중에 잿가루가 날려 과일 수확도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모 씨는 “냄새도 너무 심하고, 잔불이 다시 번질까 걱정"이라며 “정비이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인된 전소·소실 건축물은 총 94동이다. 이 중 의성군 안평면이 42동으로 가장 많았고, 의성읍(25동), 점곡면(23동)이 뒤를 이었다. 의성군의 비지정 문화재인 운람사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전각과 부속 건물이 모두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기준 의성읍과 점곡면, 옥산면 주민 47가구 147명이 대피했다. 함께 이동한 요양원 입소자 63명은 야외에서 요양보호사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 중이다. 보호사들은 어르신에게 숟가락으로 죽을 떠먹이고 옷을 정리해주는 등 돌봄에 힘쓰고 있다. 요양원 직원 최은주(62·대구 북구 국우동) 씨는 “불이 요양원 바로 앞까지 번져 급히 어르신들을 대피시켰다"며 “현재 일손이 많이 부족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주민들은 빠른 시일 안에 불길이 잡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3510㏊며, 전체 화선 68㎞ 가운데 20.4㎞ 진화가 완료됐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의성뿐 아니라 인근 시·도에서도 지원을 받아 오늘 중에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