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설치된 대용량 포 방사시스템

27일 오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설치된 대용량 포 방사시스템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지난 26일 오후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까지 접근했기 때문이다.
27일 안동시에 따르면 전날 산불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4㎞ 인근까지 접근하면서 긴장감이 키웠다.
다행히 불은 밤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큰 고비를 넘겼지만, 오후부터 강풍이 불기 시작해 긴장감이 다시 돌기 시작한 것.
소방 당국은 현재 소방차 등 장비와 가용 인원을 최대한 동원해 경계 태세를 꾸리고 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31대의 장비와 142명의 소방 인력을 배치 중이다.
헬기 3대를 동원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 일정 간격을 두고 물을 뿌리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국에 3대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진 대용량 포 방사시스템도 배치했다. 포 방사시스템의 사정거리는 150m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안동시와 하회마을보존회 측은 불씨가 날아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잡목 제거 작업도 서둘러 마쳤다.
실제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이미 지난 2020년 4월 발생한 안동 대형 산불 당시 한차례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안동시도 현재 비상 인력을 동원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추가 배치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풍천면 어담리와 임동면 갈전리, 길안면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한편,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틀 뒤인 24일 오후 안동으로 확산하며 27일 오후 5시 현재 산불 영향 구역은 6천700㏊. 전체 화선 107.5㎞ 중 67.3㎞가 진화돼 43%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잔여 화선은 40.2㎞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시민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주택은 현재까지 952채가 전소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남안동CC 18홀도 소실됐다.
양돈농가 8곳에서 돼지 1만 8천870두가 피해를 입었고, 양봉도 211군이 폐사됐다. 피해인원은 4천992명 중 1천456명이 귀가하고 현재 3천536명이 안동체육관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전히 남은 불씨로 인해 연기가 곳곳에서 올라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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