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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불길보다 빠른 행정…대구 달성군, 산불 진화 모범 보였다

2025-03-28 12:35

실전 같은 사전 훈련, 현장 중심 매뉴얼이 진가 발휘
군수·직원 총출동…곡괭이 들고 진화선 직접 구축

<이슈 분석>불길보다 빠른 행정…대구 달성군, 산불 진화 모범 보였다

지난 3월 26일 밤, 함박산 일대에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직접 투입된 최재훈 달성군수가 현장에서 진화를 마친 뒤 마을 주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달성군은 강풍과 야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신속한 대응으로 약 12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했다.

최근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자체 재난 대응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그리고 달성군은 신속한 대응으로 모두 조기 진화에 성공하며 실질적인 대응 능력을 증명해냈다.

빠른 판단, 민첩한 현장 투입, 체계화된 협업 시스템이 빚어낸 결과다.

지난 3월 24일 오후, 화원읍 본리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당국과 유관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26분 만에 진화됐다.

차량 23대, 인력 77명,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투입돼 초기 확산을 차단했다.

그러나 진짜 시험은 이틀 뒤인 26일 밤 찾아왔다.

화원읍과 옥포읍 경계에 위치한 함박산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초속 6~8m 강풍에, 야간이라는 악조건이 겹쳤다.

헬기 투입은 불가능했고,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달성군은 산불 발생 10분 만에 신고를 접수했고, 20여 분 뒤에는 산림청 진화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최재훈 달성군수의 지시로 오후 8시 39분, 군청 전 직원에 대한 비상소집령이 내려졌다.

군수부터 실·국장, 읍·면장, 행정 직원 수백 명이 산에 올랐다.

헤드랜턴을 단 채 곡괭이와 갈고리를 들고 불길 차단에 나섰다.

이들은 낙엽과 마른 풀을 치우고 진화선을 구축했다.

교대조 없이 밤새 이어진 작업 끝에 주불은 다음 날 오전 8시쯤 잡혔다.

산불 발생 약 12시간 만이다.

단순히 인력을 많이 투입한 것이 아니다.

역할 분담, 보고 체계, 주민 대피, 기관 간 협력이 매끄럽게 작동했다.

불길이 번지기 시작하자 오후 9시 24분에는 명곡리 주민 29명이 선제적으로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산림 피해도 8ha로 비교적 적은 수준에서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진화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불과 일주일 전, 달성군이 대구시와 합동으로 산불 진화 훈련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훈련에서 익힌 현장 매뉴얼과 협업 체계가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활용되며 대응 시간을 단축시켰다.

최재훈 군수는 “준비된 대응이 결과를 바꿨다"며, 예방 중심의 재난 관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번 달성군의 대응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원인불명의 산불이 어젯밤 8시 달성군 함박산 8부 능선에서 발생했으나, 최재훈 군수의 지휘 아래 달성군 공무원, 대구시 소방대, 산불기동대 등 571명이 신속히 투입돼 초등 진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실시한 산불 진화 훈련과 산불기동대의 신속한 초기 대응이 주효했다"며, 밤새 현장에서 대응한 공무원들과 진화 인력에게 감사를 전했다.

한편 이번 산불은 평소 등산객의 접근이 거의 없는 외곽부, 그것도 야간 시간대에 발생해 단순 실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고의 또는 간접적 인위 개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처럼 '야간·비등산로 산불'이라는 이례적 유형은 최근 몇 년 사이 보기 드문 사례로, 향후 유사 상황에 대비한 대응 체계 정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달성군의 사례는 단지 빠르게 불을 끈 차원을 넘어 지방정부가 재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범으로 기록될 만하다.

단단한 매뉴얼, 강한 책임감, 유연한 판단력.

그 세 가지가 이번 산불 대응의 핵심이었다.

행정이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달성군이 몸소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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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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