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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빈 (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한때 유행으로 떠오른 라이프스타일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이 꼽은 키워드다. 거창하지 않지만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나는 지금도 하루 40분5초 이상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요즘은 점심 도시락을 직접 준비한다. 다음 날 먹을 메뉴를 생각하면 저녁 다이어트의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다.
'소확행'의 하루를 마무리하면 '아보하'가 된다. 아주 보통의 하루.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정한 올해의 키워드다.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만족하는 삶의 태도다. 소확행과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소확행은 작은 즐거움이란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아보하는 일상 그 자체의 무탈한 삶을 추구한다. 오늘 하루 루틴대로 무사하다면 그 자체로 감사하다.
아보하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아주 보통의 행복'과 일맥상통한다. 보통주의자 최 교수는 드라마 같은 행복, 예외적인 행복, 미스터리한 행복의 비법을 바라지만 그런 건 없다고 한다. 행복은 '내 삶을 사랑하는 정도'로 정의한다. 그는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더 깊이,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올해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를 다닌다. 일주일에 두 번. 이날만큼은 칼퇴다. 사실 운동 가는 시간이 가까워질 때마다 내적 갈등을 겪는다. 억지로 가면 스트레스니 행복이 아니라는 핑계로 몇 번 빠졌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갔다. 천국의 계단을 탄 후 복근 운동은 꼭 챙겼다. 3개월 정도 지난 지금 근력은 변함없지만 근육에 경도가 생겼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1년은 '그냥' 할 참이다.
나희덕 시인 '속리산'에서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 한다. 산 정상에 더 높이 오르듯이 출세한 사람이 되는 것만이 목표라면 세상은 남들과 경쟁하는 싸움터가 된다. 삶이 나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면 산 중심을 향해 더 깊이 들어가는 것처럼 가파른 비탈도 평평한 길로 느껴질 것이다. 높이보다 깊이에 집중하자. 아주 보통의 하루가 인생을 바꾼다.
박영빈<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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