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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공 확대에 원예·치유 결합 농업인까지 '청년이 뛴다'

2025-04-02

농촌대전환 전력하는 청도

郡, 청년창업형 후계농업경영인 작년까지 126명 선발 지원

각자 재배한 농산물 꾸러미로 담아 파는 '농부점빵' 운영

커뮤니티 '청도후계농연합회' 개별 상품 홍보효과 톡톡

부부가 운영하는 '멘토그린' 직접 재배한 식물 활용 상담

'굼뜬농부' 버섯 생산위주에서 교육·체험 등 3차산업 확장

창업·가공 확대에 원예·치유 결합 농업인까지 청년이 뛴다
청도의 농업을 이끌어갈 청도후계농연합회 청년농업인 5명. 왼쪽부터 그로채 김기태·굼뜬농부 황창현·화산농원 장규임·바테 박지혜·포도하다 이지연 대표. 박준상기자
청도군이 청년농업인과 함께 농촌대전환을 위해 전력으로 달린다. 군은 2025년 군정 3대 비전 중 하나로 농업대전환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각종 지원금과 융자지원 등 청년농업인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고 있다. 군은 청년농가 지원에 1천만원을, 17명에게 청년농업인 농지임대료 7천300만원을 지원했다. 특히 청년 창업형 후계농업경영인을 대상으로 매달 정착지원금을 지급한다. 청도군은 지난해까지 126명을 선발 및 발굴해 지원했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지원과 관계자는 "부모세대의 작목을 중심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가공과 판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 농업에 뛰어드는 청년을 위해 청도군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창업·가공 확대에 원예·치유 결합 농업인까지 청년이 뛴다
'농부점빵'의 참기름과 버섯세트. <청도후계농업연합회 제공>
창업·가공 확대에 원예·치유 결합 농업인까지 청년이 뛴다
'농부점빵'의 꾸러미 상품. <청도후계농업연합회 제공>
△청도를 이끌어 갈 후계농연합회

청년농부들이 가꾼 농산물로 꾸려진 꾸러미 상품 '농부점빵'으로 뭉친 청도후계농연합회 회원 5명은 밝은 모습이었다. 개별 상품들을 함꼐 담은 이 꾸러미 덕에 개별 상품의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후계농연합회 회장이자 포도하다의 이지연 대표는 대구에 살다 가까운 청도로의 귀농을 마음 먹었다. 이 대표는 샤인머스캣을 기르기로 했다. 그 당시 청도에 포도농가는 100곳도 되지 않았다. 희소성으로 승부하기로 한 것이다.

청년농업인 5명은 청도에 젊은 농업인들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있다고 입을 모았다. 청도에서 자란 '바테'의 박지혜 대표는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선배 농업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미 자리 잡은 선배 청년농업인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지자체 사업 지원 노하우나 최신 농업 트렌드를 공유하는 시간이 지금까지 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이어 "워크숍이라든지 선진지 견학 등 각종 네트워크를 늘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준비가 필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공학자로 일하던 그로채 김기태 대표는 "농업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농업은 특히 시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수는 최소 2년이 걸리며 게다가 최근엔 기후 조건이 까다로워 긴 시간이 드는 과수작목을 선택하면 위험요소도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가격 변동도 적지 않아 예상 지출과 수입 등을 철저하게 고려한 재무설계도 필수라고 전했다.

△자녀들은 '더 나은' 농업인 되길

청년농업인들이 자녀 역시 청년농업인이 되기를 바라는지 물었다. 박지혜씨는 "아이가 뜻이 있다면 농업고, 농대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지원사업에 유리하고 농업인이 될 준비 또한 철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신품종이나 기술이 발달해 있을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래 농업 전망을 밝게 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생산만을 생각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면서도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정도로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물려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농사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있다. 대학에서 일본어문학을 전공한 화산농원 장규임 대표는 부모님의 깨밭에서 일을 돕곤 했다. 장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일을 하고 부모님이 나를 돕고 있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장 대표는 참깨로 스프레드(잼과 버터처럼 빵이나 크래커 등에 발라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든 식품)를 만들어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굼뜬농부 황창현 대표 역시 부모님이 이룬 생산 위주의 버섯농사에 버섯농사 교육과 수확·채취 체험 등 3차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주수입원을 교육으로 바꾸고 있고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라 말했다.

1차 산업으로서 생산에만 초점을 맞춘 귀농귀촌 정책의 한계를 꼬집었다. 이들은 "결국 유통이 가장 중요한데, 유통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어려움도 털어놨다.

창업·가공 확대에 원예·치유 결합 농업인까지 청년이 뛴다
원예농업과 치유농업을 결합한 '멘토그린'의 백미진(오른쪽) 대표와 남편이자 상담사 김병국씨. 부부는 대구에서 직장생활과 사업으로 생계를 꾸리다 청도로 귀촌했다. 박준상기자
△코로나19가 앞당긴 귀농 '멘토그린'

원예농업과 치유농업을 결합한 '멘토그린'의 농원은 햇살을 받아 따뜻했다. 시설 안팎을 정리하던 백미진 대표와 남편이자 상담사인 김병국씨는 따뜻하게 기자를 맞았다. 멘토그린은 원예치유를 바탕으로 한 치유농장이다. 농원과 상담소를 결합한 것이다. 원예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관계상담을 한다. 또 농원에서 키운 식물로 만든 차를 즐길 수도 있고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둘은 청도에 연고가 전혀 없었다. 백 대표는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포항에서 태어난 김씨는 영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대구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부부는 막연하게 '나중에 귀농해서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상담일이 줄어들면서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게 빨라졌다. 그렇게 백 대표와 김 상담사는 경기 안성시의 농부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김 상담사는 사업을 접기 전까지 관계심리상담을 데이트코스로 상품화한 심리상담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크리스마스 같이 바쁜 날엔 20건씩 상담을 했다. 시간을 정해놓고 핵심만 기계적으로 전달하게 되더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런 심리상담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는 회의감이 들면서 도시보다는 맑은 공기가 있는 농촌에서 심리상담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농촌에서 원예작목을 하며 심리상담을 접목한 멘토그린이라는 농원을 구상하게 됐다.

△마음을 보는 곳, 마음을 연 청도

부부는 충북 단양군으로 자리잡으려 생각하고 있었다. 치유농업이 특화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청도의 한 펜션에 묵게 됐다. 김 상담사는 "이튿날 아침 창 밖으로 바라본 청도의 풍광을 보고 그날 청도로 귀농을 결정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막상 청도로 오긴 했지만 모든 것이 막막했다. 자본이 부족하니 인건비는 스스로 일하며 충당하기도 했다. 목재를 구해 직접 선반이나 필요한 물건들을 제작했다.

부부는 모든 과정에서 '농촌의 정'을 언급했다. 백 대표는 "부지를 구할 때부터 하우스를 지을 때, 영업을 하는 것도 모두 이웃들 덕"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모든 것이 불안했다고 한다. 김 상담사는 "도시에서 왔다고 덤터기 씌우는 건 아닐까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모든 게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도 "동네분들 자주 들른다. 또 '우리 지역에 이런 곳도 있다' 소개도 해준다. 실제로 동네사람 이야기 듣고 찾아봤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덕분에 청도뿐 아니라 경산의 장애인·노인 복지시설에서도 멘토그린을 찾는다. 김 상담사는 "만족도가 높아 시설에서도 재방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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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새롭고 힘나는, 청도의 '생활인구' 박준상 기자입니다. https://litt.ly/j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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