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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길에서] 정치의 책임

2025-04-09

두번째 탄핵의 충격과 상처

팬덤 정치가 만든 분열의 길

입법 독주 등에 무너진 국회

국민 신뢰 외면한 정치 민낯

통합 잃은 대한민국의 위기

[휴양림길에서] 정치의 책임
유영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다시 한번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극을 맞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된 지 10년도 되지 않아, 보수진영의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탄핵당하였다. 헌정사에서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 주는 충격은 가벼울 수가 없다. 흔히 정치는 타협의 공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고,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증오로 번져, 합의와 조정의 공간인 국회마저 진영 논리에 기반한 적대적 대립과 충돌이 일상화되어 버렸다. 그 결과 국민에게 정치적 혐오와 피로감만 쌓이게 하였다.

21대 국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되자, '개딸'이라는 정치 팬덤이 등장했다. 이들은 당내 이견조차 용납하지 않으며, 반대파를 향한 비난과 공격을 일삼았다. 22대 총선에서 비명계 인사들은 사실상 배제되었고, 이 대표는 일극 체제로 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 후,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있는 대안 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고, 남은 것은 정권 탈환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매몰된 정쟁 중심 정당의 모습뿐이었다.

22대 국회에서 이 대표 체제 아래 민주당은 정권 탈환이라는 정치적 목표에만 몰두한 채,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 있는 비판자나 대안 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은 이미 오래전에 상실하였다. 그 결과, 민주당은 다수당 지위를 내세워 30건에 이르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정부를 흔드는 데 집중했다. 입법 독주는 일상이 되었고, 국회는 입법기관이 아니라 탄핵 정국의 반복 무대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자신들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정치적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내려지던 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은 "참 좋은 날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국정 공백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기는커녕 정치적 승리에 도취한 듯한 이 발언은, 많은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국가적 비상 상황 속에 책임과 절제 대신 승리감이 앞선 모습은 정치를 향한 국민 신뢰를 더욱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정치인은 인격이나 도덕성보다 '공격력'이 평가 기준이 되는 시대에 들어섰다. 범죄 전력이나 반복된 거짓말도, 정치적 효용만 있다면 용인되는 현실은 국민의 정치 혐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신뢰는 무너지고, 사회는 더욱 깊은 분열로 향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쟁이 유언비어와 인신공격으로 번지며, 젊은 세대까지 정치적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모두 기성정치인의 책임이다. 정권만을 노리는 정치, 국민을 외면한 정치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정치의 책임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데 있다. 현 사회가 직면한 갈등과 분열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겠지만, 최소한 통합을 이끄는 지도력만큼은 절실한 시점이다.

곧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선출될 대통령은 진영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통합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분열이 아닌 균형, 갈등이 아닌 설득으로 국민을 이끄는 지도자여야 한다. 지금 겪는 이 깊은 분열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겠지만, 통합 리더십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인사를 향해 "몸조심하라"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통합은 커녕 더 큰 분열만 초래할 것이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유영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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