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노력 끝에 세계 인정받은 ‘제주 4·3’
화해와 상생을 향한 민주주의 실천 성과
제주, ‘유네스코 5관왕’ 달성…제주

제주4·3기록물이 11일(한국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제주4·3기록물은 진실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담은 1만4천673건의 역사적 기록을 담고 있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1만 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사진은 수형인 명부 표지(왼쪽)와 명부 내용. 연합뉴스
제주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제주도는 11일(한국시간)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 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는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2023년 11월 제출한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로부터 등재 권고를 받은 뒤, 집행이사회에서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노력은 7년 만에 성과를 얻게 됐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기록물은 총 1만4천673건에 달한다.
군법회의 수형인명부와 옥중 엽서 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증언 1만4천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운동 기록 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 보고서 3건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기록들은 진실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진은 영모원 비문. 연합뉴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제주 4·3기록물이 갖는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
국제자문위원회는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무형문화유산에 이어 세계기록유산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유네스코 5관왕'이라는 상징적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을 이뤄낸 제주도민의 역사적 여정이 세계의 유산이 된 뜻깊은 순간"이라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제주 4·3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전 세계와 함께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4·3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이를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인권교육의 살아있는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이번 등재를 기념하는 '제주 4·3 아카이브: 진실과 화해'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 등재를 기념하는 공식행사와 함께, 전시·학술행사 등 다양한 기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