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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옛그림에 얽힌 스토리 알면 작품 달리 보일 것"

2025-04-21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옛그림에 얽힌 스토리 알면 작품 달리 보일 것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지난 16일 대구간송미술관 강당에서 '안목 眼目: 옛 그림을 보는 눈' 강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간송미술관 '인사이트' 강연
문화유산 제대로 즐기는 안목
배경지식 확보의 중요성 강조
전형필의 스승인 위창 오세창
대구와의 인연도 소개해 눈길

"문화유산이 품은 스토리텔링을 안다면 옛 그림이 달리 보일 것입니다."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지난 16일 대구를 찾았다. 유 교수는 이날 오후 대구간송미술관 강당에서 열린 '간송-인사이트' 첫 강연 '안목 眼目: 옛 그림을 보는 눈'을 통해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방법론을 전파했다. 특히 이날 강연은 온라인 신청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되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유 교수는 옛 그림을 보는 안목을 기르려면 배경지식을 넓히기 위한 독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의 스승인 위창 오세창 선생이 편찬한 '근역서화사' 등 우리 회화사를 품은 자료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선생의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가장 먼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유 교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는) 우리 회화나 도자기, 민예품에 대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으며, (문화유산과 관련한) 명문이 많다. 나 역시 최순우 선생님이 책 속에서 시키는 대로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미술사를 공부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이동주 선생(미술사학자)님이 우리 회화사를 담아낸 '한국회화소사'를 다 이해할 수 있다면 상당한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유 교수는 "안휘준 선생님의 '한국회화사' 등 우리 회화의 역사를 정리하고자 애쓴 분들 덕분에 저 역시 지금에 이르게 됐다"면서 배경 지식 확보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회화의 역사와 시대별 변천사를 알아야 옛 그림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조언도 이어갔다. 신화와 초상화 등이 주류를 이뤘던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감상만을 목적으로 한 감상화가 일찍이 발달했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동양의 경우 그림과 글씨의 원류가 같으며, 문인의 그림과 직업화가의 그림이 서로 스며들며 역사를 쓴 것이 동양 회화의 특성"이라는 배경 설명도 덧붙였다. 10세기 들어 산수화, 인물화, 화조영모화, 화훼화, 사군자 등의 장르가 확립됐으며, 11세기 이후부터는 산수화가 동양화의 주류로 떠올랐다는 것. 여기에다 안견의 '몽유도원도', 작자 미상의 '소상팔경도', 이징의 '니금산수도' 등 옛 그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밖에도 조선후기 문인 유한준의 그림 보는 방법 등을 소개해 옛 사람들이 지녔던 안목을 엿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 교수는 이날 간송미술관을 세운 전형필 선생의 스승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기념사업회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교수는 "오세창 선생은 우리 회화사의 할아버지쯤 되는 분이다. 해방 이후 미군정청 사령관 존 리드 하지(John Reed Hodge)로부터 약탈당했던 대한민국 국새의 보관을 부탁받을 정도로 명망이 있었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창 선생은 1953년 피란 중인 대구에서 돌아가셨는데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졌다"면서 오세창 선생과 대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한편 '간송 인사이트'는 오는 9월까지 3회에 걸쳐 진행하는 대구간송미술관의 강좌 프로그램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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