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병상 신·증설 제한…대구 등 지역의료현장 반발
“환자 수요 외면한 탁상행정”…수백억 투자 병원들 당혹
중환자실·음압병상 갖췄지만 허가 안 나면 무용지물 전락
수도권은 병상 늘리고 지역은 줄이라는 ‘이중잣대’ 논란
“병상은 숫자 아닌 기능”…의료 질 향상마저 가로막혀
대구 한 종합병원의 내부 리모델링 공사 현장 모습. 내부 구조 프레임이 설치되고 있으며, POSCO 자재로 마감될 예정인 유리 파티션 구간이 눈에 띈다. 바닥은 아직 마감 전 상태로, 전기 배선 및 내부 인테리어 공정이 진행 중이다. 넓은 공간 구조와 자연광 유입이 가능한 설계로, 향후 환자와 내원객의 편의를 고려한 쾌적한 환경이 조성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5월부터 대구 등 일부 지역에 병상 공급 관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지역 의료 현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병상 과잉 공급을 막고 지역별 적정 병상 체계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중환자 대응과 감염병 대비를 위한 기능 확충까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기 병상수급관리계획에 따르면 대구 동북권(중구·동구·북구·수성구·군위군)과 서남권(서구·남구·달서구·달성군)은 병상 과잉 진료권역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3년 7월 기준 병상 수를 초과하는 병상 신·증설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관리에 들어갈 방침이다. 복지부는 병상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지역의 경우 총량 관리가 필요하며, 지역별 의료 수요와 기능에 맞는 병상 구조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역 병원계는 이번 조치가 실제 인허가와 시설 확충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의 한 병원은 지난해부터 병상을 299개에서 440개로 늘리는 확장 공사를 진행해 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병원은 음압병상 2개실을 포함한 24병상 규모의 중환자실을 갖추고, 정신건강의학과와 산부인과, 치과 개설도 함께 추진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90% 수준으로 이달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대구지역 일반·요양병상 수급관리 계획. 보건복지부 제공
이 병원은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증 환자 진료를 줄이는 흐름 속에서 지역 종합병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병원 측은 이런 상황에서 병상 수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이미 진행 중인 확장 계획이나 기능 보강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에서는 병상 문제를 단순한 수량이 아니라 기능 측면에서도 함께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환자실과 음압병상, 감염병 대응 설비는 일반 병상과 성격이 다른 만큼 동일 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필수의료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병원이 자체 예산을 들여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는 경우까지 제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지역 병원계 설명이다.
대구 지역 다른 병원들 역시 병상 증축이나 시설 보강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5월 이후 인허가 적용 기준이 구체화되는 과정에 따라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복지부는 응급, 중환자, 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는 별도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역 의료계는 실제 행정 현장에서 어떤 시설과 기능이 예외 대상으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예외 적용 범위와 절차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현장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병상 공급 관리 조치의 쟁점은 지역별 병상 총량 관리와 필수의료 기능 확충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있다. 정부는 공급 과잉 해소와 재정 효율화를 추진하고, 의료 현장은 중환자 대응과 감염병 대비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제도의 세부 적용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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