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이재명 독주체제’ 속 호남 투표율 관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득표율 90%대로 일찌감치 승기를 굳히면서 경선 '관심 저조'라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구도 속에 낮은 투표율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이번 주말 당의 텃밭인 호남 경선 당원 투표율도 저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선거까지 이어지면 '대선 호남 역할론'을 주장할 힘을 상실할 수 있는 만큼, 호남의 표심에 정치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후보 독주 체계로 치러져 흥행 요소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텃밭인 호남권 경선 투표율이 초미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치러진 충청권, 영남권 경선에선 각각 56.87%, 70.88%의 투표율를 기록해 앞선 20대 대선 경선 당시(세종·충북 41.92%, 대구·경북 63.08%)보다 더 높은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득표율에 있어서는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모습을 보여 경선 흥행성이 앞선 다른 경선보다 덜한 모습을 보였다. 4차례의 지역순회경선 레이스의 반환점을 돈 지난 20일 기준 이 후보가 89.56%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동연 후보 5.27%, 김경수 후보 5.17%로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같은 경선 결과는 자칫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 경선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벌써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의 호남 투표율은 56.86%를 기록했지만, 당시 이 후보가 1위를 기록한 20대 대선 경선에서는 광주·전남 40.29%로 투표율이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로 치러진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이 후보는 17곳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율에서 전남(37.52%) 10위, 광주(34.18%) 13위, 전북(34.07%) 14위 등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 호남 민심이 싸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 캠프 광주지역 책임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지방의원과 지역 조직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투표율 독려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권 투표율 저조 현상이 나타나면, 본선거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한 호남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호남 민심은 여전히 민주당에 싸늘한 분위기가 남아있다"며 “이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부탁하기에 앞서 호남에 무엇을 해줄 것인지 이 후보가 먼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