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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2025-04-21 20:44
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2014년 8월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이자 소외된 자들을 보듬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 캐빈 패럴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패럴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데 헌신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인해 한 달여간 치료를 받았다가 교황청으로 복귀해 활동을 재개하는 듯 보였다. 선종 전날인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지만 결국 병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로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내 영성센터 건물 외벽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걸려있다.<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교황은 “세월호 침몰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됐다"며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도 방문했다. 그는 당시 “복음을 선포하고 일치와 성덕,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건설하는 사명에 열정을 지닌 이들이 돼라"고 격려했다. 연합뉴스

◆사제가 되고자 사랑을 포기한 이민자 가정의 장남

생전 '살아있는 신의 대리자'로 불린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플로레스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중학생 시절, 양말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축구를 좋아했던 교황은 공업학교 진학 후에도 주경야독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근면성실함을 보였다. 17세가 되던 해 교회에서 한 고해성사를 계기로 영적인 것에 관심을 가졌으며,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하며 사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당시 교황이 사제가 되기 위해 한 여인과의 사랑을 포기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교황은 1973년 아르헨티나 예수회 관구장, 1980년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 원장에 발탁됐으며 1992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교 서품을, 198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가 됐다. 이후 2001년 추기경에 임명된 교황은 2013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건강문제로 사임하면서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재위기간 중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교황명을 가난한 이들의 성자인 '프란치스코'로 정한 것도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서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교황은 평소에도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했으며, 교회의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 낮은 자들에게 다가서는 자세를 촉구한 바 있다. 교황에 오른 후 매년 추기경들에게 지급되던 보너스 지급 관례를 폐지하는 등 교황청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밖에도 교황은 적대적이었던 미국과 쿠바 간 화해를 이끌어냈으며, 2021년에는 가톨릭 수장으로서 이라크를 방문해 전쟁 피해자를 격려하는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를 위해 힘쓰는 등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썼다. 이밖에도 교황은 SNS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등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

연합뉴스

◆생전 한국에 각별한 애정 보였던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한국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지금까지 배출된 한국인 추기경 4명 중 2명(염수정·유흥식 추기경)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그가 즉위 후 선택한 아시아 첫 방문지는 한국이었다. 교황 착좌 1년 후인 2014년 8월14~18일 4박5일 간 한국을 방문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 뒤였다.

교황은 방한 중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마주하며 한국 사회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밀도있는 일정을 소화했고, 고급 방탄차 대신 준중형 자동차를 이용하는 검소하고 소탈한 행보로 감동을 안겼다.

교황은 최근 경북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돼 큰 피해가 발생하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청은 지난달 29일 한국 민간 및 교회 당국에 보낸 전보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각지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산불로 인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교황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이 분단국인 한국의 평화를 염원했다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교황은 평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 왔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을때 교황은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답변했으며, 2021년 문 전 대통령이 바티칸을 다시 방문했을 때도 교황은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방북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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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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