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교황 선종 이후 15~20일 만에 치러지는 콘클라베
만 80세 미만 추기경 참석해 비밀투표 진행
시스티나 성당 굴뚝 연기 색깔로 선출 여부 알려

22일 오후 대구 중구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대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에서 한 신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교황이자 낮은 자를 위해 평생을 바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콘클라베는 라틴어 'cum(함께)'과 'clavis(열쇠)'의 합성어인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비롯된 단어로 '열쇠로 잠근방'을 의미한다.
콘클라베는 통상 교황 선종 이후 15~20일 후에 치러진다.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은 교황의 직위인 '사도좌' 공석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 추기경들에게만 주어진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35명의 추기경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14억명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을 뽑는 과정답게 콘클라베는 엄격한 비밀주의 아래 치러진다.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들은 차기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의 소통이 일체 금지된다. 또한 콘클라베 참여 추기경들은 물론 선거를 위해 일하는 사제나 비서, 요리사 등도 비밀 서약을 해야 한다.

콘클라베 기간 동안 추기경들이 머무르는 시스티나 성당의 보안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된다.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도청과 녹음장치 설치 등을 막기 위한 정밀 수색이 진행된다.
콘클라베 첫날에는 오후에 한 번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부터는 매일 오전과 오후, 차기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투표한다.
투표 결과 여부는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색깔로 알 수 있다. 투표용지를 태워 연기를 피우는 방법으로 교황 선출 여부를 알리는 데, 흰 연기가 나오면 새로운 교황이 선출됐음을, 검은 연기가 나오면 선출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교황 선출 여부를 알리는 데 연기를 이용하는 방식이 점차 진화해 왔다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인 회색 연기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두 대의 난로를 사용한다. 각각의 난로는 투표용지 소각과 연기에 색깔을 내는 역할을 해 혼선을 막는다.
콘클라베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수락하면 새 교황이 탄생한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단장이 이번 콘클라베를 주관하는데, 콘클라베를 통해 당선자가 나오면 추기경 단장은 선출된 추기경에게 교황직 수락 여부를 묻고 앞으로 어떤 명칭을 사용할지 질문한다.
콘클라베를 거쳐 탄생한 새 교황은 흰 수단을 입고 추기경들과 인사를 나눈 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자신의 모습을 내비친다. 이때 고위 추기경이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를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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