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 대행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함께 하겠다”
한동훈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한 뒤 본선 승리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
김문수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을 사람이 있으면 힘 모을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는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4강 중 세 명의 후보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빗장'을 열었다. 한 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출된 후 단일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홍준표 경선 후보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해 '반(反)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그와 함께하겠다"며 “(내가) 대선 후보가 되는 즉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민주당 비명계 세력과도 함께할 뜻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전날까지만 해도 한 대행 출마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부정적이었지만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한동훈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면서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단일화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20일 대구를 방문한 김문수 후보는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한 대행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을 사람이 있으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한 대행 지지율이 상승한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 대행은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 28.7%를 기록했다. 이는 김문수(19.5%), 홍준표(17.9%), 한동훈(15.7%)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한 대행과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3일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대행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4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49%는 '필요하지 않다', 9%는 '모름·무응답'이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83%가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64%를 차지했다.
한편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무선 ARS(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응답률은 6.0%다. 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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