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 후보 경선 2위 김동연 3위 김경수
‘경선룰’ 한계 극복 못해…향후 당권 영향력 관심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유일한 '관전 포인트'였던 2위 경쟁의 승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였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열고 제21대 대선 후보자 경선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89.77% 득표율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김동연 도지사(6.87%)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3.36%)가 뒤를 이었다.
이번 경선은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흐름 속에서 치러졌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번 경선 결과보다 2위 싸움에 주목했다. 2위 후보자가 차기 당권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와 나아가 차차기 대권 구도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때문에 김동연 도지사가 2위에 오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두 후보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큰 차이가 없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당이 이재명 체제로 굳어진 상황에서 친명계의 영향력을 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각자 정치적 기반이 있는 인사들이 이같이 한 자릿수에 그친 이유는 '경선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선 방식 역시 사실상 당을 장악한 이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9·20대 대선에는 100% 완전국민경선 방식을 택했지만 이번에는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룰을 변경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재편된 당에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변수는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이에 다수의 후보군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경선전은 3파전으로 축소되는 상황도 초래했다.
김동연 도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90%에 가까운 표가 돌아가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건강하지 않다"며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도 경고등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선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끝까지 싸우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보기에 보다 다양하고, 역동성이 나오는 경선 규칙을 가지고 함께 했더라면 국민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더 큰 민주당으로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도지사 역시 “이번 경선 과정에 저로선 뒤늦게 뛰어들었고 경선 규칙이 여러 가지로 뒤에서 쫓아가는 후보들에게 불리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두 후보들은 과거 대선 경선이나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보였던 '네거티브' 대신 '원팀' 기조를 보였다. 김경수 전 도지사는 “경선 결과가 나오면 깨끗이 승복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가 손잡고 함께 뛰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도지사도 “오늘 이 순간부터 친명·비명·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 모든 당원의 민주당, 모든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발언은 이 후보를 비판하는 것이 득표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향후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선 준비에 나서는 가운데 두 후보의 참여 여부도 관심사다. 김경수·김동연 후보 모두 원팀으로 대선을 치르자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선대위'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