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 첫 기획전 ‘화조미감’ 30일부터 8월3일까지
단원 김홍도, 신사임당 등 한국적 화풍 형성 대가들 작품도 전시
조선 중기 이후 화조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

28일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열린 '화조미감' 미디어 사전공개 행사에서 관람객이 정선의 화훼영모화첩을 감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 중기부터 말기에 이르는 한국 화조화의 변천과 시대적 미감을 조명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겸재 정선의 '화훼영모화첩' 전체가 2년간의 수리 복원 후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개관 이후 첫 기획전 '화조미감'을 30일부터 8월3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16~19세기의 미감을 담은 화조화 37건 77점(보물 2건 10점 포함)을 선보인다. 특히 겸재의 '화훼영모화첩'을 비롯해 단원 김홍도, 신사임당 등 한국적 화풍을 형성한 대가들의 화조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조선 중기 이후 화조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눠 선보인다. 1부 '고고(孤高), 화조로 그려진 이상'에서는 조선 중기 문인화풍의 화조화를 소개한다. 이 시기 문인화가들은 작은 화면 안에 고요하고 맑은 분위기의 새 그림을 즐겨 그렸다. 김식과 김시, 조속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시정(詩情), 자연과 시를 품다'에서는 조선 후기 화조화의 다채로운 흐름을 조망한다. 간결한 문인화풍의 화조화와 더불어 대상의 실재감을 표현한 사생풍의 채색 화조화가 봄의 정취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3부 '탐미(耽美), 행복과 염원을 담다'에서는 길상적 의미와 장식적 미감을 보여주는 조선 말기의 화조화를 만날 수 있다. 장승업은 전통 양식과 청대 화풍을 융합해 장식적인 화조병풍을 유행시켰으며, 이는 안중식과 조석진 등에 의해 다양하게 재해석됐다.

대구간송미술관의 첫 기획전 '화조미감' 展에서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전시 중이다.<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겸재 정선 '화훼영모화첩'.임훈기자hoony@yeongnam.com

겸재 정선 '하마가자'<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간송미술문화재단>

신사임당 '수박과 들쥐'<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쌍치화명'<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전시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한국적 화조화의 독자적 화풍을 구축하고 18세기 진경시대를 빛낸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화조화다. 특히 겸재 정선의 '화훼영모화첩'은 수리복원 이후 전체를 최초 공개한다. 화훼영모(花卉翎毛)는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 주변에 친숙한 동식물을 그린 그림을 통틀어 일컫는다. 진경시대에 이르러 겸재에 의해 독자적 사생 기법이 완성됐다. 이후 조선 고유색이 다양한 형태로 극대화됐다.
겸재의 '화훼영모화첩'은 2019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예술 작품 보존 프로젝트(Bank of America Art Conservation Project)'에 선정돼 2년간 작품의 결손을 메우고, 장황을 복원해 이번에 관람객을 맞이한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들은 조선 후기 화조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보물로 지정된 '병진년화첩'과 유사한 소재가 등장하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산수일품첩'을 함께 전시한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 이징의 '산수화조도첩'도 함께 소개한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이번 '화조미감' 전시는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려 했던 선조들의 일상과 이상을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람료는 성인 1만1천원, 청소년·학생 5천500원. (053)793-2022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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