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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유죄’만 정해진 대법원 재판…당선 시 재판 여부 등 혼란 가중

2025-05-01 18:32

대선 코앞 유죄 취지…피선거권 당장 영향 없어
불소추특권 해석 논란 속 재판 지속 논란 격화
사법 리스크 재부상…정치권 ‘후보 자격’ 논란 가열

‘李 유죄’만 정해진 대법원 재판…당선 시 재판 여부 등 혼란 가중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은 사실상 '반쪽짜리 결론'이라는 평가다. 대선을 30여일 앞 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유죄'는 사실상 확정됐지만, 대선 당선 시 재판 속행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날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에선)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이 규정한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인 노태악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인 천대엽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11명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관여했다. 더욱이 이날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다수의견에는 12인 중 10인이 동의했다.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이 후보의 골프 발언, 백현동 관련 발언 모두 다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검찰 공소사실과 같이 해석해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건을 심리했다. 접수 34일 만에 2심 판결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앞선 2심에 대해 판사가 발언의 의미를 바꿀 정도로 지나치게 세분화해 해석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발언 당시 상황과 맥락을 토대로, 일반인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정치권에는 더 큰 혼란을 불러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 달여 남은 대선 투표일(6월 3일)까지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과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거쳐 형이 확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선까지 이 후보의 피선거권 박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관련 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5년간 박탈한다고 정한다. 피선거권이 없으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대법원이 분명하게 유죄 판단을 내린 만큼 향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더욱이 이 후보는 앞으로 사법리스크가 다시 전면에 부각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법 사건을 포함해 △위증교사 2심(서울고법)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1심(서울중앙지법)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1심(수원지법) △법인카드 사적 유용 1심(수원지법) 등 총 8개 사건에 대한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대법원 판결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남은 형사재판이 계속 진행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사실상 전례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소추'가 기소만을 의미하는지 재판 진행까지도 포함하는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상고심 판결에서 불소추특권에 대한 해석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당선 후에도 재판이 진행돼야 하는가'를 둔 논란의 불씨는 남은 셈이다.

이 후보 측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미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등 반명(반이재명) 진영에선 “재판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이 후보는 국민 혼란을 키우지 말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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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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