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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한국경제의 또 다른 9988을 위하여

2025-05-21

주요 대선 후보 경제 공약

대기업·기술스타트업 위주

'경제뿌리'인 中企 등 외면

최저임금·주52시간 근무 등

구조적 문제 해결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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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산업팀장
중소기업·소상공인은 국가 경제의 뿌리이자 기둥이다. 이른바 '9988'(전체기업 99% 중소기업이며, 근로자 88% 중소기업인)이라는 것은 한국산업구조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는 수치다.

수출주도의 한국경제 환경에서 중소기업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트럼프 관세분쟁과 같은 지속되는 악재 속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산업 현장은 업종을 따지지 않고 역대 최고 수준의 불황을 겪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제품 관련 기업들은 트럼프 관세폭탄으로 인해 사업계획 자체를 새로 짜야 할 상황이다.

내수업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의 1월 자영업자수는 25만명으로 1년 새 8천명이 줄었고, 경북은 무려 1만6천명이 급감했다. 대구경북 지역 소상공인 폐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른 고용시장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4월 대구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4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 수는 4천명이 감소했고, 실업자는 6천명이 증가했다.

실제로 경기불황에 내수기업들의 일자리는 급감하고 있다.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팬데믹 창궐기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당연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내달 선출되는 새로운 대통령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주요 대선 후보들의 중소기업 관련 공약은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들의 공약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또다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내세우는 경제공약에서 중소기업은 찬밥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AI(인공지능) 투자다. 'AI 대전환'이나 '국가첨단전략산업 집중투자' 'AI민관펀드 100조 투자' 등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찬 구호들이 난무한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수혜자들이 대부분 대기업이나 기술스타트업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서 AI는 멀고 어려운 희망 속 기술일 뿐,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소상공인 공약도 우선 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대부분 이미 여러번 언급됐던 정책들의 재탕들이다. 대환대출 지원이나 이자보전, 지역상품권 확대 등은 치명적 상처에 연고를 바르는 수준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 소상공인들에 영양제가 아닌 치료제가 필요하다.

임대비 부담이나 디지털 격차, 배달플랫폼 종속, 최저임금 같은 문제는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닌 구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소상공인들이 살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중소기업 현장에 엄청난 파장을 주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제, 노란봉투법과 같은 제도들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약화는 1인기업이나 고용인 없는 사업체를 늘리면서 성장의 한계를 만들어 낸다. 또 인건비 상승은 생산성 저하와 고용 위축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법이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업계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황을 어떻게 개선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경제의 또다른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 건장한 장수를 의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홍석천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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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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