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마지막 흐름 촉각
“부천 모델·동탄 전략” 내세운 보수 막판 총력전
1강 이재명 수성 vs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변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용인시 용인 포은아트갤러리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이른바 '깜깜이 선거전'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막판 지지층 결집 등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사실상 '1강' 체제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쫓는 보수 진영의 후보들은 막판 역전을 자신하며 '골든크로스'를 이루겠다는 목표여서 이들의 선거전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대선 본투표 날인 6월3일 오후 8시까지 이번 선거에 관한 정당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또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후보 간 우세·경합·박빙·추적 등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표현을 쓸 수 없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1위를 기록한 만큼 이재명 후보는 지키기, 보수 진영의 두 후보들은 깜깜이 기간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치는 조금씩 달랐지만, 이재명 후보의 '과반 지지율'이 깨진 가운데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은 공통됐다.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점, 그리고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왔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때문에 보수 진영의 캠프 측은 '깜깜이' 기간 중 막판 지지층 결집을 이뤄 총선에서 승리했던 각자의 모델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보수가 상대적으로 열세였지만 승리한 '부천 모델'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측은 연성 보수·진보층 일부를 흡수해 승리한 자신의 '동탄 모델'을 노리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김 후보는 측근들에게 '부천 모델'을 자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2일에는 본인이 3선을 했던 경기도 부천을 찾아 "그때 제가 돌아다니면 동네 어르신들이 '자네는 3등이야 3등'이라고 했다. 투표하기 마지막 3일 전에 제가 1등으로 올라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이 깜깜이 기간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집토끼 보수층의 결집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서다.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하는 보수층이 늘어나고 있고, SNS상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 이미지가 전파되는 게 바닥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준석 후보 측은 TV토론을 통해 후보의 비호감도가 일부 불식되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가 갖고 있던 여성혐오·갈라치기 이미지가 토론 과정에서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검증됐다는 판단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최근 자신의 소통 플랫폼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밝힌 점도 호재다. 40세로 출마한 이 후보가 양당에 묶이지 않은 미래 대안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어서다.
단일화에는 '깜깜이' 직전 여론조사 추이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두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지, 또 상승폭은 얼마나 될지 등에 따라 성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비해 '심판론' 구도를 키우는 한편,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중도층 표심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보고 경제·안보 등 의제에서 중도 확장에 막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