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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자파르 파나히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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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자파르 파나히(64)는 지난달 칸 영화제에서 '단순한 사고'라는 영화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는 이란의 반체제 영화감독으로 많은 고초를 겪은 인물이다. 검열제도에 항거하다 6년형을 받아 수감과 가택연금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20년간 출국 및 영화제작도 금지당했다. 출국금지령이 풀려 이번 영화제 참석이 가능해지자 그는 극비밀리에 찍은 영화를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서 마무리하여 이 영화제에서 깜짝 상영했던 것이다. 그는 2000년에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2015년에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여 이제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셈이다.

그의 영화 다수는 당국 허가 없이 촬영되었고 몇 편은 이란에선 상연금지다. 이번 작품도 허가 없이 촬영되었으며 여주인공은 히잡을 쓰지 않고 있다. 그는 수상소감 연설에서 말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입니다. 무엇을 입어야 할지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어느 누구도 감히 간섭 못할 자유 말입니다.” 청중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프랑스의 외무장관은 'X 계정'에 이렇게 띄웠다. “자파르 파나히는 이란 체제 압박에 항거하고 전 세계 자유 투사들에겐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그러자 이란 외무부가 발끈했다. 주이란 프랑스 대리대사를 초치하여 장관 발언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 못 박은 뒤 프랑스 외무부의 공식해명을 요구했다. 이란인들의 그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팔라비 전 국왕의 아들 레자 팔라비 왕자 등은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영웅적인 행동이라고 찬양하는가 하면, 친정부 언론에서는 그가 받은 박수갈채는 예술성보다는 정치적 의도에서 나왔다고 폄하한다.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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