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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술관, 공간이 선사하는 특별한 감동

2025-06-05 06:00
윤병인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윤병인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역사적인 건축물이나 공간이 있으신가요? 시대마다 그 시대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습니다. 고대에는 신전과 광장이, 중세에는 성당과 사원이, 근대에 이르러서는 관공서, 극장, 기차역, 산업시설 등이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미술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개관 소식을 전하는 국내외 미술관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건축디자인과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참여를 자랑합니다. 사진의 픽셀에서 영감을 받은 '서울시립사진미술관', 2만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도심 속 숲을 형상화한 '오디움'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으로서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한 미술관은 유휴산업시설을 재생해 환경을 보호하고,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도시재생의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담배공장이였던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등은 지난 산업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을 예술을 품은 미술관으로 다시 탈바꿈하며, 도시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미술관은 더 이상 단순히 작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과거 전시 중심의 기능을 넘어 공간 자체가 이야기를 담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구간송미술관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땅에 어울리는 건축',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 '간송을 담는 담백한 그릇'이라는 세 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은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을 대구시민에게 전하고, 문화예술도시 대구의 정체성을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미술관 내 다양한 전시공간은 물론,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보이는 수리복원실'은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지역의 기관과 대구시민이 소장하고 있는 지류 문화유산에 대한 수리복원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미술관의 가치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문화경쟁력이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이제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지역화합과 도시재생과 새로운 문화사업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롭게 탄생할 미술관들이 공간이 지닌 고유한 가치와 감동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가길 기대해 봅니다.


윤병인<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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