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국무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취임 이틀차에 첫 국무회의를 열고 안전치안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약 4시간 동안 개최하며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대신하고 바로 다음 회의를 주재하는 등 쉼 없는 '강행군'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국무회의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각료들이 참석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강하게 대립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대립각이 컸던 윤석열 정권 각료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한 듯 "좀 어색하죠, 웃으면서 합시다"라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점심시간 없이 이어진 회의 중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김밥 한 줄로 끼니를 해결하며 회의를 이어갔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무위원) 보고에 따라 대통령이 필요한 지시 사항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 한 잔과 김밥 한 줄 먹으며 회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정 대변인도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현안 및 경제 분야 보고와 논의가 4시간 가까이 지속됐다"면서 "교육부를 비롯한 사회 분야와 외교 안보 분야 논의는 다음을 기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 보고를 한 해당 장관들과 (이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고, 장관들도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는 국가AI 컴퓨팅센터 및 연구개발(R&D) 현안보고를 받은 뒤 "행정 편의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토교통부에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회의 직후 이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 대통령실 지하벙커에서 진행된 관계 부처 합동 NSC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 중에 가장 큰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이번 장마에 수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점검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회의에선 △여름철 풍수해·생활안전대책 △폭염 종합대책 △산불 피해 지역 및 사면 및 재해 대비 추진 사항 △국민안전 확보를 위한 치안활동 강화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특히 범죄 사실 재현 및 보도, 표현이 범죄의 잔혹성과 기술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며 "대비 방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예측되는 사고와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앞으로 엄정히 대응하겠다"면서 "사람이 사망하거나 중대한 사건에서 신속히 원인을 분석해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 등으로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회의에는 관계부처와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군수구청장협의회의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과 시도지사연합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직접 자리했다. 다만 현재 대구경북지역 광역단체장은 공석인 만큼 부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국정기획원장으로 임명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인사 검증을 제외한 정부 조직 개편 및 국정 과제를 정리한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