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조2천600억원 규모 OLED 신기술 투자 추진…대부분 파주 중심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문 닫고 현재 희망퇴직 진행중
앞서 정부의 반도체 산업 투자 역시 용인, 평택 등 수도권 일변
“LG디스플레이 신규 공장 경기도 파주에 뺏긴건 두고두고 恨”

지난해부터 희망퇴직을 받는 등 생산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 전경. <영남일보 DB>
거대한 수도권에 맞서 지방에서 외롭게 경쟁중인 경북 구미시가 또 다시 눈물을 삼켰다.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에서도 수도권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OLED 기술 경쟁력 및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1조2천600억원 규모의 OLED 신기술 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첫 민간 대규모 투자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으로 투자 기간은 2025년 6월 17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으로 알려져 구미로서는 2000년대 중반 LG디스플레이 신규 공장 유치를 파주에 빼앗긴 것이 두고두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 때 1만6천여명에 달했던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직원은 현재 5천명 안팎으로 1만명 이상이 줄었다. 그 과정에서 구미 P1~P5 공장이 중국의 LCD 저가 공세에 밀려 문을 닫았다. 현재 가동되는 공장은 P6, P6E, E5, M3(클로징 중으로 일부 가동) 정도다. 주력 사업은 LCD에서 차량용 중소형 OLED로 재편됐다.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현재 접수 중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M3 공장 클로징에 따른 생산직 희망퇴직에 이어 12월에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미 사업장 규모를 조금씩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TV용 OLED 등 핵심사업은 현재 경기도 파주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선점을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기존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확대하고 2026년까지 4조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용인, 평택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다. 지방에서 유일하게 반도체(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는 겉으로는 전체적인 반도체 산업 확장을 반겼지만, "이럴 꺼면 뭐하려고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했느냐", "구색 맞추기용이냐"는 등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구미 경제계 한 관계자는 "회사 생존을 위한 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투자는 이해하지만, 기업과 사람 모두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은 더 늦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교통, 교육, 문화환경 등 정주여건 개선이 필수적인 만큼 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