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정청래, 윤석열 정부 맞서 대여투쟁 앞장 섰던 인물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군이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의원으로 좁혀지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제 삶의 신조이자,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하는 말"이라며 "우리 민주당은 하나가 되었을 때 가장 강하다"고 했다. 또 "다시 안정적인 원팀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만을 바라는 집권여당 민주당으로 나아가자"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4선 정청래 의원은 지난 15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지역을 훑으며 당원과 주민을 만나고 있다. 정 의원 역시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 의원은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 대표로 이 대통령과 한 몸처럼 행동하겠다"며 "이 대통령의 운명이 곧 정청래의 운명이다. 이재명이 정청래이고, 정청래가 이재명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3년 전 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당대표를 꿈꿨으나 그 꿈을 미루고 이재명은 당대표로, 정청래는 최고위원으로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과 맞서 싸워야 했다"며 "저는 윤석열 정권의 야당 탄압·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에 맞서 맨 앞에서 싸웠고 12·3 계엄 내란 사태에 맞서 국민과 함께 최선봉에서 싸웠다"고 했다.
출마를 선언한 박 전 원내대표와 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시절에 윤석열 정부에 맞서 대여 투쟁에 앞장섰던 인물들이다. 다만, 두 후보의 스타일을 두고 정치권에선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친이(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박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험을 하며 민주당 내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반면, 정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맡으며 윤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한 강력한 공세로 민주당 내 '강한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대표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당권 경쟁은 갈수록 과열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일부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의원들 사이에서도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메시지가 게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SNS에 "우리 민주당은 하나가 되었을 때 가장 강하다"라며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중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 의원도 지난 17일 한 매체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너무 친하고 박 전 원내대표가 당대표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이 대통령과 함께 여당의 집권 1기를 이끌게 되며 임기는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였던 내년 8월 1일까지다. 짧은 임기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 외에 출마를 저울질하는 인물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오는 8월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당 대표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다. 이전보다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권리당원의 약 30%가 있는 호남 지역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장태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