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건설계약액 대구 50%·경북 42.6% 급증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 홍보관 거리. 평일 오후임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겨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인근 공사 현장 펜스 너머로 들려오는 기계 소음도 예년만 못하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계의 속사정은 이 정적과는 딴판이다. 안방인 대구·경북의 현장이 멈춰 서자, 지역 업체들이 보따리를 싸 들고 수도권과 타 시·도 공공 공사 현장으로 눈을 돌려 반전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2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통계는 이러한 지역 건설사들의 '생존형 역외 진출' 결과물을 수치로 드러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건설사들의 1분기 전체 수주액은 1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원)보다 50.0% 급등했다. 경북 소재 건설사들 역시 전년 동기(4조 7,000억 원) 대비 42.6% 늘어난 6조 7,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국적인 건설 계약액이 전년 대비 4.8% 감소하며 60조 1,000억 원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성장세다.
수치상의 급증은 지역 내 건설 경기 회복보다는 '역외 수주'의 영향이 컸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공사가 이뤄지는 '현장 소재지' 기준 통계를 보면 대구는 1조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소폭 증가에 그쳤고, 경북은 3조 6,000억 원에 머물며 오히려 전년보다 10.0% 감소했다.
지역 내 공사 물량은 줄거나 정체됐는데 본사 수주액만 늘었다는 것은, 지역 업체들이 타 지역에서 일감을 따왔다는 증거다. 대구의 한 중견 건설사 영업담당 이사는 "지역 내 민간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작년부터 수도권 공공기관 발주 물량이나 타 지역 SOC 사업 입찰에 전사적으로 매달렸다"며 "최근 경기도 인근 공공주택 현장에서 수주 성과가 나면서 본사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인 흐름을 보면 공공과 민간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정부의 '뉴:홈' 등 공공주택 공급과 SOC 예산 조기 집행 기조에 힘입어 공공부문 계약액(23조 9천억 원)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반면,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민간부문(36조 1천억 원)은 13.4% 급락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 투자가 위축된 토목 분야가 21조 3천억 원으로 11.0% 감소했으며, 건축 분야는 38조 7천억 원을 기록해 0.9% 소폭 줄어들며 보합세를 보였다.
이밖에도 지역별 현장 소재지 기준 계약액은 수도권이 28조 3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고, 비수도권 역시 31조 8천억 원으로 4.3%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공사 현장 자체가 귀해진 셈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침체 속에서 대구·경북 건설사들이 기록한 본사 기준 계약액의 높은 증가율은 주목할 만하다. 지역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역 내 주택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외지로 눈을 돌린 승부수가 통계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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