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준혁기자
이름도 어렵다. UN GIH S.I.W.
유엔기후변화 글로벌혁신허브 시스테믹혁신워크숍이라고 하는데 세계 기후 혁신리더들이 모여 기후 위기 시대 산업 구조의 지속가능한 전환과 도시 단위 기후 행동 해법을 모색한다고 한다. 3일부터 4일까지 경북 포항에서 열리는 이 워크숍은 세계적 기후학자와 유엔 관계자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문득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지자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포항'이라는 두 글자를 최대한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시장은 "취리히는 그 자체만으로 유명하지 '스위스'의 취리히로 알려진 것이 아니다", "경북 아닌 '세계' 속 포항을 만들 것" 등 확고한 생각을 밝히고서는 즉시 해외로 떠났다.
해외 순방 기간, 서유럽에 이어 아제르바이잔 바쿠와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거치며 포항은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바로 이번에 개최하는 UN GIH S.I.W다. 바쿠를 방문할 당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가한 포항은 탄소중립실현 우수사례를 전 세계와 공유해 주목받았고, 이는 UN GIH S.I.W 개최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UN GIH S.I.W에 앞서 지난 5월 개최한 세계녹색성장포럼(WGGF)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포항은 해외 순방길에서 이클레이(세계지방정부협의회)와도 네트워크를 쌓았는데, 이와 연계된 것이 바로 WGGF다. 포항시는 이 국제 회의를 통해 글로벌 녹색 전환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존재감을 한껏 뽐냈다. 특히 연계 행사로 열린 포항 타운홀 COP는 국제사회에 등록한 국내 최초의 시민참여형 기후 지역 총회로, 이클레이 세계본부를 통해 개최 성과가 전 세계로 홍보됐다.
포항시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것을 천명한 지 대략 반년, '과연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까'란 물음표(?)는 점차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포항만의 시그니처 회의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 주요했다고 본다. UN GIH 프로젝트 총괄인 마쌈바 티오예(Massamba Thioye)가 "포항이 보여준 열정과 행사 준비 역량은 기초지차체 차원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제 마지막 남은 단추는 포엑스(POEX)다.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포엑스'가 부디 차질 없이 건립돼 국제회의 도시로서 포항의 위상을 한껏 높여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전준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