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6개 시설 중 39곳 적자 규모만 288억원
민관 협업, 조례 개정, 통합 관리 등 돌파구 마련

고령 대가야읍 고아리 일원에 '3대 문화권' 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대가야생활촌의 모습. 대가야생활촌은 10만2천㎡에 전통건물 64개 동, 현대식 건물 4개 동이 조성돼 있다. 영남일보 DB
이용객 저조와 콘텐츠 부실 논란을 빚어 온 '3대(유교·신라·가야) 문화권' 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가 칼을 빼들었다. '경북의 오감(五感) 체험'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관련 조례 정비와 함께 체계적인 통합 지원·관리를 통해 지역 관광거점으로 거듭나게 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3대 문화권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 도 차원의 지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3대 문화권' 사업은 2008년 '5+2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추진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비만 2조원(대구시 제외)가량이 투입됐다.
사업 초기 유교, 신라, 가야 문화와 생태자원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열악한 입지 여건과 코로나 19 확산 등이 겹치며 사업 실적은 바닥을 기었다.
2023년 기준 3대 문화권 사업 누적 적자 규모는 933억여원(41개 시설)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46개 시설 중 39곳의 적자 규모만 288억원에 이른다. 각 시·군의 부족한 재정 상황 속에서 관리·운영비 부담은 불어나고 획기적인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경북도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경북도는 3대 문화권 활성화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체계적인 지원, 관광 서비스·운영 역량 확충, 민·관 협업, 획기적인 홍보 등 10개 과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체계적인 지원·관리, 문제점 보완을 위해 관련 조례를 정비하고 사업 운영 평가 체계를 구축한다. 우수한 사업은 인센티브가 뒤따른다. 지역 연계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협력권'을 설정해 지역 연계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관광 콘텐츠 기업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우수한 인프라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브랜드 개발과 활용, 권역별 연계 관광코스 개발, 홍보·마케팅도 강화해 나간다. 경북도는 올 하반기 관련 조례를 개정한 뒤 중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예산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병곤 문화관광체육국장은 "3대 문화권 사업은 경북을 대표하는 주요 관광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경북도 차원에서 지속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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