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거주후 시세하락시 취득원가 보장 환불 첫 등장
시세 하락분 만큼 페이백 할인 프로모션도 옵션화
후분양단지 중심 할인분양 심화…실수요자 유입 효과

대구시내 한 건물에 붙어 있는 아파트 할인분양 현수막. 윤정혜 기자
'미분양 무덤'으로 통하던 대구 분양시장에 '상상 초월' 판촉전이 진행되고 있다. 할인분양과 가전·가구 무상제공은 이미 일반화했고, 최근에는 시세 하락 시 하락분을 보전하거나 아예 환불 가능한 단지까지 등장했다. 환불 가능한 단지는 일종의 풋옵션(Put Option-매수청구권) 개념을 도입한 '헷지했지' 서비스를 채택한 것으로, 대구 분양시장에는 처음 등장했다. 환불 등 고도화한 판촉전은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분양한 대구 동구 신천동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는 최근 KAP한국자산매입<주>의 부동산 안심매입 약정 플랫폼 '헷지했지 안심보호단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계약자는 3년 거주 후 매도를 희망할 경우 분양가·확장비·옵션비용 등 취득원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 시세 하락이나 기타 개인적 사유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할인분양 대신 환불이 가능한 상품을 통해 3년 후 자산 가치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 시내 한 건물에 걸려있는 아파트 할인분양 현수막. 윤정혜 기자
동구 신천동 '벤처밸리 푸르지오'는 입주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의 페이백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여기에 3년 후 시세 하락 시 최대 1억원까지 하락분을 추가 보전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최초 분양가에서 최대 2억원 할인 효과를 보게 된다. 단지는 이 방안과 함께 입주축하금 등 1억2천여만원을 기본 페이백하는 방안을 제시해 계약자가 선택하도록 옵션화했다.
동구 '더팰리스트데시앙'은 분양가의 약 10%를 할인하면서 에어컨, 현관 중문, 식기세척기, 오븐, 유럽산 건축자재 등의 유상옵션을 무상 제공했다. 가전 무상제공은 지난해 후분양한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 단지에서 본격화해 냉장고·세탁기·에어컨·에어드레서·오븐·음식물처리기 등 다양한 가전을 무상 제공하며 계약자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1년 간 대구 미분양 추이. <출처 대구시>
이외에도 대구지역 대부분 미분양 단지가 할인분양을 진행 중에 있다. 할인이 심화하면서 미분양도 줄고 있다. 5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은 8천586호로, 지난해 5월(9천533호)보다 1천호가량 줄었다. 2023년 5월 말 기준(1만2천733세대)과 비교하면 2년간 약 4천호가 팔렸다. 조두석 애드메이저 대표는 "최근 할인분양은 입주시점이 가까운 후분양 단지의 잔여세대 해소를 위한 것으로, 조건변경이나 할인분양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면서 "미분양 소진은 집값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판단과 할인분양으로 가격 혜택이 더해지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나아지는 현상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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