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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남다른 여름이 온다

2025-07-18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다양한 교육과 상담 현장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을 만나다 보면 고민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령기 청소년들은 입시 고민이 주를 이루고 사회 진입을 앞둔 청년들은 취업 고민으로 답답해한다. 다수의 경우 학교에 다니면서 여름방학, 겨울방학 활용법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시간표가 있는 학기 중과 다르게 방학은 스스로 온전히 하루를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니는 청년이든,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든 여름방학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방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리셋(reset)이다. 학습과 생활의 루틴(습관)을 점검하고 감정을 정돈하고 에너지를 회복하며 나 자신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는 전략적 쉼표다. 나는 청(소)년들에게 여름방학을 '생활 리셋의 훈련기간'이라고 전한다. 단지 학습량을 늘리는 시간이 아니라, 삶을 다시 설계해 보는 기회의 시간이라는 뜻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청년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한다. 많은 학생이 여름방학 계획을 알차게 짠다. 하지만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동기와 체력, 환경과 계획이 하나로 연결되지 않으면 다짐은 반복되는 실패의 패턴으로 귀결된다. 방학을 알차게 준비하려는 학생들에게 세 가지 '리셋 전략'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생활 리듬의 회복이다. 수면과 기상 시간은 공부보다 먼저 조정되어야 할 핵심 루틴이다. 밤늦게까지 휴대폰을 보면 늦은 아침에 일어나는 패턴이 지속된다. 낮의 리듬은 흐트러지고 마음의 균형도 깨진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움직이는 시간을 회복해야 비로소 집중력과 감정 조절력이 살아난다. 학습은 결국 건강한 몸과 집중할 수 있는 뇌로 하는 활동이다.


두 번째는 학습법 실험의 시간이다. 방학은 실패해도 되는 시간이다. 평소에는 성적 걱정 때문에 시도하지 못한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강의를 줄이고 책을 직접 정리하는 학습, 주 단위 루틴을 재설계해 보는 도전 같은 것들이다. 중요한 건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를 스스로 탐색해 보는 과정이다. 이 탐색 경험이 학습 자존감을 키운다.


세 번째는 삶의 방향을 체험하는 시간이다. 공부는 결국 어디로 가기 위한 수단인가? 봉사활동이든, 진로 체험이든, 책 한 권 깊게 읽는 시간이든, 혹은 여행을 통해 세상을 만나보는 일이든, 그 경험과 체험 안에서 학습(공부)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방향이 없는 노력은 지속될 수 없다. 의미가 없는 행동은 금방 시들기 마련이다.


수많은 청소년과 청년을 만나고, 그들의 부모님과 대화를 나눈다. 보통 공부를 포기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학습은 동기 없이 유지되지 않는다. 공부는 강요보다 목적의 발견이 먼저다. 현장에서 자주 청(소)년에게 묻는다. "지금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니?" 여름방학은 결코 가볍게 지나가선 안 될 시기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가 2학기의 컨디션을 결정하고, 학습 태도와 진로, 취업, 진학 인식, 그리고 내면의 회복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단 며칠이라도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해 고민해 보는 여름이 된다면, 그 시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성장은 일상의 동일한 반복이 아니라 사색을 거친 점진적 변화에서 비롯된다. 변화는 멀리 있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지금의 삶을 다르게 살아보려는 루틴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번 여름방학이 그 씨앗이 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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