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서 4인 가족이 삼계탕을 먹으려면 최소 1인당 8천 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5년 전보다 12% 가까이 급등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서 4인 가족이 삼계탕을 먹으려면 최소 1인당 8천 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5년 전보다 12% 가까이 급등했다. 일반 식당에서 먹으려고 해도 최소 1만5천원은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부담감이 갈수록 늘고 있다.
17일 <사>한국물가정보가 전통시장에서 삼계탕(4인 기준) 재료 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총 3만6천260원으로 1인분에 약 9천 원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5년 전(2만6천870원) 대비 34.9%, 작년(3만2천260원) 대비 12.4% 오른 가격이다.
해마다 조금씩 오르던 삼계탕 가격은 2018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재료비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삼계탕 주요 재료 7종 가운데 영계, 찹쌀, 마늘, 대파 등 4개 품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영계(4마리, 2kg) 가격은 전국 기준 1만8천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올랐다. 5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해도 36.4%가 오른 셈이다. 찹쌀(4컵, 800g) 가격은 4천300원으로, 지난해보다 59.3%나 올랐다. 마늘(20알, 50g)과 대파(2대, 300g)도 각 20%씩 올랐다.
실제 대구에서도 삼계탕 재료 가격 오름세가 심상찮다. 대구시가 발표한 7월 14~17일간 판매품목 가격에 따르면 생닭 1kg 가격은 6천299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5천811원)보다 8.4% 증가했다. 찹쌀 정미(1kg) 역시 6천791원으로, 전년(6천65원) 대비 12.0% 늘었고, 마늘(깐마늘, 중품, 1kg)과 대파(1kg)도 각 12.5%, 13%씩 늘었다.
이 결과에 따라 대구서 4인 가정이 삼계탕을 만들어먹으려면 1인 분에 약 8천원 가량 소요되는 셈이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1인분 가격(7천150원)과 비교하면 11.9% 오른 셈이다.
한국물가정보의 기준에 따라 계산했을 때, 대구서 삼계탕 1그릇을 먹으려면 1만5천438원 가량이 필요하다. 5년전(1만3천원)보다 18.8%나 올랐다.
삼계탕의 핵심 재료들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저마다 이유가 존재했다. 영계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와 복날 특수 수요가 겹치며 가격이 올랐다. 찹쌀은 재배면적 축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이어졌고, 마늘과 대파도 최근 기상 여건에 의한 생육 부진으로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
게다가 최근 극심한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몸보신에 대한 관심 역시 예년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몇 년간 이어진 고물가 여파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폭염으로 급등한 밥상 물가에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기획조사팀장은 "삼계탕은 전통적인 보양식으로 여름철 수요가 많은 만큼 매년 가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며 "올해는 주요 재료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상승해 가계 부담이 다소 커졌지만, 대형마트 할인 정책 등을 이용해 직접 조리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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