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X서 계약 사실 밝혀…테슬라 A16칩 美서 생산
머스크 “삼성 계약 165억달러는 최소, 실제 몇 배 될 것”
부진의 늪 벗어난 삼성 파운드리…초대형 수주로 활로 찾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8일 삼성전자와의 계약 사실을 밝힌 자신의 X(구 트위터) 화면 캡처. <일론 머스크 X 캡쳐>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23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총 22조7천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작년 삼성전자 총매출액 300조8천709억원의 7.6%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계약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다.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2033년말까지로 8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경영상 비밀 유지 필요로 계약 주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계약 사실을 알리면서 상대가 드러났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은 테슬라 차세대 AI6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삼성은 AI4 칩을 생산 중으로, TSMC는 AI5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AI5 설계를 막 마친 상태인데, 초기에는 대만에서 이후에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양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4·AI5·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칩이다. 테슬라는 이들을 차량에 탑재해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하도록 한다. AI4는 현재 삼성 파운드리 평택공장에서 양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AI6는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1㎚=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활용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TSMC에 물량을 나눠 맡기는 것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이원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업계는 이번 계약이 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결정적인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4천500(+6.83%) 오른 7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4일(7만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쯤 자신에 X에 "삼성 계약 165억달러는 최소 금액. 실제론 몇 배 될 것"이라고 쓰며 계약 성사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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