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곡동 침수 발생 2주 흘렀지만, 직관로 수문 여전히 임시조치 상태
대구시 “직관로 수문 교체 계획이 있어서 수리가 아닌 임시조치”
일각선 “그 난리 겪고 중요 배수시설 또 임시조치 이해 안돼…”

30일 대구 북구 노곡동의 배수펌프장 직관로 수문이 임시 조치돼 있다. 노진실 기자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의 직관로 수문이 침수 사고 발생 2주째가 되도록 여전히 '임시 조치'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의 수문이 침수 직후와 달리 위로 들어 올려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는 침수 당시와 마찬가지로 임시 조치된 상황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침수 사고 2주가 다 돼도록 온전한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대구시는 "침수 이후 체인 블록 등을 이용해 임시 조치를 해놨다"고 했다.
또한 '수리 계획'이 있어 임시 조치를 한 것이 아닌, '교체 계획' 때문에 임시 조치를 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 침수 사고 이후 시에서 직관로 제작업체에 추가 수리 문의를 하고 내린 결정인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구시 측은 "직관로 수문 자체를 교체할수도 있어서, 수리가 아닌 임시 조치를 해놓은 상태다"라며 "노곡동 직관로 제작업체가 대구가 아닌 타지에 있고, 특허 기술이 쓰여서 그동안 수리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 이참에 직관로 수문을 유압식이 아닌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할 계획도 있다. 그런데 직관로 수문 교체를 하려면 예산도 필요하고, 교체 공사를 하려면 수문을 들어내야 하는데 우수기여서 공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리가 아닌 임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형 침수 사고 이후 바로 배수시설 수리를 하지 않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대구 북구 주민 A씨는 "15년 만에 노곡동에서 다시 큰 침수가 발생했고, 이번 사고 역시 인재로 밝혀지고 있다"라며 "그런데 사고 이후에도 배수시설을 수리하지 않고 임시 조치를 해놓을 줄은 몰랐다. 태풍이 올수도 있고, 또 다시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데 왜 수리를 하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교체 공사 때문이라고 해도, 일단 사고 후에 추가 수리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나"라며 "근본적으로 저렇게 수리가 힘든 장치라면 언제라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좀 더 일찍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수리보다 교체가 낫다는 판단이었고, 견고하게 임시 조치를 해놨다"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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