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연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 몰아치며 강공을 이어가고 있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 대표는 그저께 자신의 SNS에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문제는 이보다 10배·100배 중하다"고 맹공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을 십분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는 야당을 '내란 프레임'으로 압박, 내년 지방선거까지 국정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정략적 의도로 여겨진다.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 사면 논란 등 여권 악재를 덮기 위한 '정면 돌파용'이라는 얄팍한 속셈도 깔려 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야당 타도'라는 주장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정당 해산은 단순한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헌법에 규정된 극단적 조치다. 법체계상 정당 해산은 정부만이 건의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 이 때문에 제1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 대표의 전략에 여당 내부에서도 협치를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협치와 통합으로 국정을 헤쳐 가야 할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정 대표의 '싸우는 리더십'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유효할 수 있으나, 국정 전반에 걸쳐 불신과 갈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당의 독주를 우려하는 민심엔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도 정 대표의 전략이 '하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침체에다 트럼프 관세, 안보 등 국내외 현안을 해결하려면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 먼저 '풀어가는 정치'에 나서야 한다. 거대 여당 대표의 위험한 독주가 심히 우려스럽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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