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812022098391

영남일보TV

[동네뉴스-우리이웃] 역사와 이웃들을 불러 모은 라일락뜨락 1956 권도훈 대표

2025-08-12 22:04
복합문화공간 라일락뜨락 1956 권도훈 대표. <권도훈씨 제공>

복합문화공간 라일락뜨락 1956 권도훈 대표. <권도훈씨 제공>

대구 중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라일락뜨락 1956'. 이곳은 민족시인 이상화 생가터와 200년 된 상화 나무, 그리고 대구 문화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알려져 있다. 권도훈 대표가 7년 가까이 운영해온 공간이다.


지난 5월 권 대표가 가게를 내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람 하나 오가지 않는 막다른 골목이라는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권 대표는 이상화 시인의 생가를 알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생가터 발견 6개월 만에 카페 문을 열었다.


운영 기간 동안 남긴 발자취도 적지 않다. 라일락뜨락은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평가받아 영남일보와 (사)여성과 도시가 주최한 제1회 '미(美)터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무대가 절실했던 예술인들을 초청해 무관객 콘서트를 8차례 열고,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동산병원 의료진에게 '사랑의 폭탄 커피'를 전달해 대구시장 표창을 받았다.


북성로 노래자랑을 직접 기획한 것도 잊지 못할 일이다. 공구 골목, 오토바이 골목, 수제화 골목 등 북성로 특화거리를 주제로 곡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가르친 뒤 경연을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오는 11월에는 권 대표가 집필한 이상화 시인의 삶을 그린 오페라 '약속의 봄'이 무대에 오른다.


아쉬움도 남았다. 광복회 대구지회와 협약을 맺고, 수령 200년 라일락의 2세목을 배양해 전국 학교에 보급하려 했으나 배양이 실패로 끝난 것이다.


라일락뜨락은 시인들의 북토크, 뮤지션들의 버스킹 등 소박하지만 알찬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그러나 개업 2년 후 코로나19 확산과 이어진 사회·경제적 위기가 경영난으로 직결돼, 권 대표는 깊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비록 개인 소유의 상업공간이지만,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공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권 대표는 "기업 문화재단이나 지자체가 나서서, 대구 최초로 서양미술을 도입한 이상정 장군과 백기만, 현진건, 이장희 등 근대 문화예술인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7년 동안 문화와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해온 그는 앞으로 여행을 다니며 수채화 전업 작가로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의 숨은 이야기와 라일락뜨락 운영기를 책으로 엮을 계획도 세웠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