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815026369668

영남일보TV

“올해는 박씨 내려줄까?” 경북도청 점령한 행운의 전령

2025-08-15 13:18

‘길조’ 제비 방문에 기대감 고조
경북 북부 제비 서식지로 자리매김 “공생 방안 모색”

14일 오전 경북도청 청사 일대에 제비 무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오주석 기자

14일 오전 경북도청 청사 일대에 제비 무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오주석 기자

경북도청 처마 밑에서 제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처마 밑에서 제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처마 밑 둥지에서 제비가 먹이를 찾아 날아가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처마 밑 둥지에서 제비가 먹이를 찾아 날아가고 있다. 경북도 제공

"올해는 제비가 박씨를 내려줄까?"


지난 14일 오전 경북도청 기와집 처마에 수십마리의 제비 무리가 연이어 날아왔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처마 밑 둥지는 제비들은 안식처다. 2016년 경북도청 이전 이후 청사 주변에 조금씩 늘어난 제비 둥지는 현재 30여개까지 늘었다. 제비들은 둥지를 오가며 새끼에게 먹이를 주거나 휴식을 취한 뒤 날아가길 반복했다.


공무원들은 최근들어 도청을 찾는 제비가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운다. 도청 직원 신경섭(48) 씨 "올해 유난히 제비가 많은 것 같다"며 "예로부터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제비가 이렇게 찾아왔으니 이번에 좋은 사업을 따낼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제비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다. 동남아 국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을 하기 위해 4월 중순쯤 우리나라를 찾는다. 이후 둥지를 틀어 새끼를 키우고 9월에서 10월 사이 되돌아간다. 사람과 오래전부터 가까운 관계를 맺어온 터라 국내에선 '길조'로 통한다. 한국 대표 전래동화인 '흥부전'에선 은혜를 갚는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날 제비들은 도청 처마 곳곳에 지은 둥지를 오갔다. 건물 7층 처마에 밀집한 제비 둥지들은 도청이 준공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 이 때문에 청사 5층 테라스 일대에는 처마에서 수시로 내려오는 제비 배설물을 물병에 고정된 신문지로 처리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도청 직원 정성훈(47) 씨는 "조금 불편할 수 있어도 내쫓기보다는 제비와의 공존을 선택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청사 5층 테라스에 제비 배설물이 묻은 신문지가 놓여 있다. 오주석 기자

경북도청 청사 5층 테라스에 제비 배설물이 묻은 신문지가 놓여 있다. 오주석 기자

경북 영주 한 주택 처마에 제비 배설물 오염을 방지하는 둥지 받침대가 설치돼 있다. 내성천제비연구소 제공

경북 영주 한 주택 처마에 제비 배설물 오염을 방지하는 둥지 받침대가 설치돼 있다. 내성천제비연구소 제공

경북 북부권 일대에 제비들의 출몰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에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산과 강, 논·밭이 밀집해 주요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경북 봉화·예천군에 흐르는 내성천 일대는 매년 수만마리에 제비가 찾는 집단 도래지가 됐다. 주민들은 환경단체와 함께 주택이나 상가 처마 아래에 제비 둥지 받침대를 설치해 매년 다시 돌아올 제비들을 맞이하고 있다.


최태규 내성천제비연구소장은 "전통적으로 서해안에 주로 서식하던 제비가 최근 경북 북부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며 "다음 달부터 남쪽 나라로 떠나기 시작할 제비와의 공생 방안을 연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