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서 열려
두 번째 ‘오프라인 유튜버 시리즈’
352만 유튜브 채널 ‘숏박스’ 멤버
첫 단독 토크 콘서트 대구서 선봬
120여 분간 무대…진솔한 조언도

지난 16일 어울아트센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에서 개그맨 김원훈이 강연을 하고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저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러 온 게 아니에요. '개그맨 김원훈은 이렇게 살아왔구나' 정도로 들어주시면 돼요."
지난 16일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에서 개그맨 김원훈은 이렇게 운을 뗐다.
이번 공연은 올해 어울아트센터가 처음 기획한 '오프라인 유튜버 시리즈' 두 번째 무대로,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의 핵심 멤버이자 구독자 352만 유튜브 채널 '숏박스'를 운영 중인 그가 처음으로 단독 무대에 올랐다. 이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관객층과 자신의 삶·코미디 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연에서 그는 '추진력'을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24살 군 복무 중 우연히 본 1인극에 매료돼 곧바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명지전문대 뮤지컬과에 진학에 대학로 무대까지 서게 됐다. 그는 "정극 배우를 꿈꾸다 어느 날 희극 역할을 맡게 됐다. 그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며 굉장한 희열을 느꼈고,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KBS 30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2년간 개그콘서트 엑스트라에 머물다 프로그램 폐지와 동시에 길을 잃고 우울증으로 6개월간 방 안에만 머물던 시기도 있었다.
전환점은 유튜브였다. 현재 '숏박스' 멤버인 조진세와 함께 채널을 운영하며 초반에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고전했다. 하지만 '숏박스'의 장기연애 시리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개설 두 달 만에 구독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예능 '직장인들 시즌2' '마이턴' 등 여러 매체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6일 어울아트센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개그맨 김원훈이 팬서비스를 하고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공연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120분 동안 이어졌다. 특히 90여 분 진행된 Q&A 시간에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유튜브는 채널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메모를 생활처럼 한다. 작은 에피소드가 나중에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등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그는 "실패도 많이 하고 무명시절도 길었지만, 그 과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며 "20·30대는 직업을 열 번 바꿔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보라"고 조언했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그는 "대구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워 공연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숏박스 멤버들과 함께 대구 무대에 서고 싶다. 꼭 불러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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