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학 졸업생 이탈 심화
지역 취창업-정주 제대로 안돼
“라이즈·글로컬사업 보완 필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학년도 수시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0년여간 지방대학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지방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개선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인재 유출이 심각하며 지역 대학의 핵심 경쟁력 지표가 수도권과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1일 발간한 '지방대학 육성정책 평가' 보고서를 통해 2014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의 정책 성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대학의 교육 및 연구 관련 핵심 지표들이 지난 10년간 정체되거나 악화하며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취업률의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간 격차는 2014년 1.0%포인트(수도권 66.4%·비수도권 65.4%)에서 2023년 2.6%포인트(수도권 68.6%, 비수도권 66.0%)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지방대학의 재학생 충원율은 96.6%에서 89.7%로 하락했으며, 수도권 대학(95.9%)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학업 중도율 역시 지방대학이 2015년 5.3%에서 2024년 6.9%로 1.6%포인트 증가해, 같은 기간 0.8%포인트 증가에 그친 수도권 대학보다 증가폭이 컸다.
연구·산학연 분야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2023년 기준, 기술이전 수입은 수도권 대학이 561억원을 기록한 반면, 대학 수가 더 많은 지방대학은 518억원에 그쳤다. 전임교원 1인당 SCI급 논문 실적도 수도권 대학이 국·공립 0.70건, 사립 0.46건으로 지방대학(국·공립 0.48건, 사립 0.21건)을 크게 앞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지방대학 육성정책 평가. 국회예산정책처 홈페이지 캡처
특히 보고서는 지역 인재가 대학 진학과 취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역을 이탈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2023년 기준, 비수도권 고교 졸업생이 동일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58.6%로, 수도권의 75.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대구경북에서 고교 졸업생이 동일 권역 내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2016년 66.9%에서 2023년 62.2%로 하락했다. 힘들게 키운 지역 인재들의 타지 유출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구경북 일반대학 졸업생이 동일 권역 내에 취업하는 비율 역시 2017년 44.6%에서 2023년 42.4%로 감소했다. 이는 보고서가 지적한 '지역인재 양성-취·창업-정주' 선순환 구조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또, 보고서는 최근 정부가 대안으로 추진 중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글로컬대학' 사업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ISE 사업의 경우, 법적 근거인 '지방대육성법'의 '지방대학' 정의와 달리 수도권 대학까지 사업 대상에 포함하고 있어 법령과의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25년 사업비 배분 내역을 보면 지역발전전략과 연계한 특성화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과 달리, 재학생 수에 비례한 배분 경향이 나타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해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제시한 성과지표로 평가가 이뤄져 재정 지원에 대한 책무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선정된 대학 중 일부는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등 주요 지표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 목적 달성을 위한 정교한 성과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