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국산화 신화’ 비판에 반박…독자 설계·운영 능력 확보 주장
글로벌 합의는 분쟁 리스크 해소 차원…한·미 협력 통한 투트랙 전략
한수원, 美현지 원전 기업들과 협력 방안 논의...WEC와 JV 설립도 검토

체코 남동부 두코바니 원전 부지에서 부지세부조사를 위한 착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한수원 제공
<사>한국원자력학회가 한수원-웨스팅하우스(WEC) 간 합의 관련 "한국 원전은 미국 기술 영향력 아래 놓인 종속적 구조"라는 주장에 대해 "한국의 원전 기술자립은 엄연한 현실이자 자부심"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1월 WEC와 체결한 '글로벌 합의문'이다. 이 합의에는 한국 원전 수출 사업이 웨스팅하우스의 승인과 기술료에 종속된다는 조항이 담겨 있어 정치권 등에서 "50년 종속 계약, 불공정 합의"라고 비판했다. 앞으로 50년간 수출 원자로 1기당 8억2천500만 달러(약 1조1천억 원) 상당의 상품·서비스·로열티를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해야 하며 북미·유럽·일본 시장에서는 사실상 입찰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원자력학회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수십 년간 피와 땀으로 이룬 성과를 '기만'으로 매도하는 것은 원자력계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국내 원전은 이미 독자 설계와 국산 설비로 건설되고 있으며 해외 기술료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UAE 바라카 원전과 체코 신규 원전 수주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번 합의가 기술력 부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1997년 기술사용협정 해석을 둘러싼 장기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의 '종속' 우려에 대해 "유럽·북미 시장은 한·미 연합 '팀 코러스'로, 아프리카·중동·동남아는 '팀 코리아'로 독자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학회의 입장은 최근 한수원의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23일 미국을 방문, 현지 원전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와 면담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수원은 북미·유럽 시장 진출 제약을 완화하고 공동 사업자로 참여하기 위해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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