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홍철(한국산업단지공단 비상임이사)
지난 7월말 대구 미래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가칭 대구제2국가산단) 조성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2009년 대구국가산단 지정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국가산단 조성이 확정된 것이다. 특히, 2023년 정부가 지정한 전국 15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하니, 대구시의 강한 사업 추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구제2국가산단은 달성군 화원읍과 옥포읍 일대에 255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으로, 달서구의 성서일반산단과 달성군의 대구국가산단 사이에 자리하게 된다. 이로써 대구국가산단부터 성서산단, 서대구산단, 제3산단 등 대구 북구 지역까지 이어지는 대구 서남권 첨단제조산업벨트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대구시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와 로봇,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헬스케어 산업을 5대 신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중 미래모빌리티산업을 대구국가산단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 공모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국가산단은 2023년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미래 전기·자율차 분야의 지원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24년 기회발전특구 지정, 2025년 AI글로벌특구 지정 등 신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균형 발전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이처럼 기존 대구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제2국가산단 조성사업의 순항 소식은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과 기존 제조업의 첨단화를 통한 대구경제의 재도약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럴 때 오랜 세월 지역경제를 떠받쳐 온 기존 산업단지의 현주소를 되돌아보는 일도 중요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전국산업단지 현황통계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대구에는 24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이 중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산업단지는 14곳에 달한다. 이들 노후산단은 대구산단 전체 생산의 76.9%, 수출의 58.7%를 차지하며 여전히 지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반시설 부족과 생산 중심의 구조적 한계로 지역 청년과 기업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 환경을 개선하는 구조고도화사업과 디지털·AI 전환, 탄소중립 이행을 지원하는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중이다. 성서산업단지는 2020년에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되어 관련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 중이며, 대구의 여러 산단도 구조고도화사업을 통해 노후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근로자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산업단지의 혁신역량 강화와 정주여건 개선에 힘쓰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는 언제나 일하기 좋은 환경을 찾기 마련이다. 앞으로 대구의 신규 국가산단이 기존 산단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의 강점을 살리고, 지역내 산단간 격차를 최소화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신산업과 기업의 밝은 미래를 열고, 지역 경제를 한층 활성화하는 것이 대구시와 유관기관이 함께 이루어가야 할 목표다. 지금이야말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조홍철(한국산업단지공단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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