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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소비쿠폰, 경기 회복의 불쏘시개인가 물가 압박의 불씨인가

2025-08-29 06:00
임규채 경북연구원 사업지원본부장

임규채 경북연구원 사업지원본부장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역경제와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용 기한이 있는 만큼 소비를 앞당기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업소를 중심으로 돈이 돌게 만든다는 점에서 효과가 분명하다. 그러나 단기적 유동성 확대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쿠폰은 과연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될까, 아니면 잠시 반짝하는 불꽃에 그칠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7월21일부터 9월12일까지 진행된 1차 소비쿠폰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원이 지급됐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원을 받았고, 비수도권 주민은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은 5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2차 지급에서는 국민 90%에 10만원이 더해진다. 사용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로 제한돼 대형 유통 채널보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소비가 집중되도록 되어있다.


소비 패턴을 보면 청년층은 편의점·카페를, 고령층은 병원·약국을 주로 이용했다. 저소득층은 생필품과 안경 등 필수품에, 고소득층은 교육비에 지출했다. 업종별로 보면, 편의점, 병원·약국, 카페 순이었다. 동네 슈퍼마켓의 대부분이 매출 증가를 경험했고, 안경점은 절반 이상이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는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는 118.0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 경제는 통화유통 속도의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었지만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돈이 시장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은 이를 뚫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늘리고, 사용 기한을 둠으로써 소비를 앞당기는 '시간 단축 효과'를 만들어 단기적으로 통화유통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 결과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매출은 증가했고, 소비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뚜렷하다. 단기 유동성 확대가 공급이 제한된 품목의 물가를 자극하고 농산물이나 일부 서비스업에 수요가 집중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원 종료 이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소비 절벽' 위험도 존재한다. 사용 업종이 제한되다 보니 특정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은 사용처가 부족해 체감도가 낮다는 의견도 많다. 대리 결제나 중고 거래 등 편법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국 2천208개 하나로마트 중 5.4%만 사용 가능해 농어촌·섬 지역의 접근성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단기 매출 증가와 통화유통 속도 회복의 촉매 역할을 한 만큼, 이를 장기 경제 활성화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종 맞춤형 지원, 물가 자극 최소화 방안,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11월 이후에도 소비 심리를 유지할 정책적 연속성이 마련된다면, 소비쿠폰은 일회성 처방을 넘어 한국 경제의 체온을 끌어올리는 지속가능한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소비가 반드시 생산을 자극해 경기 순환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아기 걸음마처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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