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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男일女 국제결혼 인기]인터넷 채팅으로 시작된 인연…대구서 두 아이 키우는 한·일 부부

2025-08-29 09:45

결혼 13년차 김용기·하라다유키코 부부 인터뷰

"상대방 언어 배우려다 시작된 인연

반지하 신혼살림, 함께라서 문제 없어

이중국적 아이들 상처받지 않고 자라길"

김용기 씨(왼쪽)와 아내 하라다 유키코 씨(오른쪽), 그리고 자녀 김주안 군(당시 3세), 김주아 양(당시 2세)이 2021년에 촬영한 가족사진.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김용기 씨(왼쪽)와 아내 하라다 유키코 씨(오른쪽), 그리고 자녀 김주안 군(당시 3세), 김주아 양(당시 2세)이 2021년에 촬영한 가족사진.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김용기 씨(오른쪽)와 아내 하라다 유키코 씨(왼쪽)의 자녀 김주안 군(7)과 김주아 양(6)이 부모 품에 안겨 활짝 웃고 있다.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김용기 씨(오른쪽)와 아내 하라다 유키코 씨(왼쪽)의 자녀 김주안 군(7)과 김주아 양(6)이 부모 품에 안겨 활짝 웃고 있다.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2010년, 군 복무 중이던 김용기 씨와 면회를 온 하라다 유키코 씨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두 사람은 모두 21세였다.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2010년, 군 복무 중이던 김용기 씨와 면회를 온 하라다 유키코 씨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두 사람은 모두 21세였다. 김용기·하라다 유키코 부부 제공

"서로의 언어를 배우려 시작한 채팅이 부부의 인연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대학생 시절, 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한 신혼살림도 서로가 있어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올해로 결혼 13년 차를 맞은 한국인 남편 김용기(36)씨와 일본인 아내 하라다 유키코(36·혼슈 야마구치현 출신)씨. 이들은 한석규·전도연이 주연한 영화 '접속'처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07년 김씨가 고3때, 빠른 년생인 하라다씨가 대학교 1학년이던 시절, 두 사람은 양국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드나들던 한·일 커뮤니티 채팅방에서 첫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7살 터울 형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연스레 일본어를 구사하는 모습에 매료돼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하라다씨는 학창 시절 아이돌 그룹인 '신화'와 드라마 '겨울연가'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다.


두 사람은 2010년에 처음 실물로 마주했다. 하라다씨가 경남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자, 당시 군 복무 중이던 김씨는 휴가까지 내 곧장 학교 캠퍼스로 달려갔다. 하라다씨는 "처음 만났을 때 짧게 머리를 깍은 군인 모습에 놀랐다. 하지만 착하고 다정한 모습에 금세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해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이들은 예민한 한일 관계에 대해 서로 회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화했다. 하라다씨는 독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당시를 떠올리며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 일본 땅이라고 배우며 자랐다. 남편이 관련 자료를 찾아 보여주며 차근차근 설명해준 뒤에야 '아, 그랬구나'라며 수긍하게 됐다"고 했다.


이 같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통했을까. 이들의 '애정 전선'은 급속도로 가팔라졌다. 같은 해 각자 양가에 결혼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딱 한 명. '한국은 여자가 제사상을 차려야 하고 남녀가 밥상조차 따로 쓰는 등 여성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국인 지인 등에게 전해 들은 하라다씨의 외할머니가 결혼을 반대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씨는 곧장 하라다씨 집으로 향했다. 하라다씨 가족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다. 그렇게 일본 생활을 시작한 지 3개월. 일편단심 하라다씨만을 위해 헌신한 김씨의 노력은 결국 외할머니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다라씨는 "남편 집안은 제사가 없고, 남편이 일본에 머무는 기간 내내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자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외할머니가 남편 인품을 아주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하라다씨는 대학 졸업 후 2012년 대구에 정착해 그해 5월 김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혼생활은 남구 대명동 한 반지하에서 소박하게 출발했다. 신혼 초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김씨는 졸업 후 곧장 미술품 배송 관련 업무를 했다. 잠시도 쉴틈이 없는 팍팍한 일과였다. 내 집을 갖기 위해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 견뎠다. 하라다씨도 손을 놓을 수만은 없었다. 결혼 1년 만에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보육교사로 일하며 생계에 보탰다. 두 사람은 그렇게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 그 결과 결혼 2년만인 2014년 이들은 방 2칸이 딸린 조그마한 보금자리로 이사할 수 있었다. 땀과 노력이 배신하지 않았던 것. 현재 이들은 달서구 대곡동에서 여느 평범한 가족들과 다를 바 없이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넉넉히 갖춘 상태에서 결혼하지 못해 아내에게 늘 미안했다"며 "요즘 한국은 경제적 기반을 충분히 마련한 뒤 결혼하는 분위기가 강한데, 일본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함께하는 마음'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부부는 7살 아들과 6살 딸을 키운다. 이들의 바람은 두 아이가 이중국적자로서 상처받지 않고 자라는 것. 하라다씨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웃한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아이들이 역사 수업을 들을 때마다 한 번씩 '일본사람은 나쁘냐'고 물어보곤 한다. 그럴때면 옛날엔 그런 일이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하되, 모든 일본 사람이 나쁜건 아니라고 답한다. 아이들이 두 문화를 온전히 껴안으며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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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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