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 수출이 8월 한달 무려 12% 줄었다.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특히 품목 관세를 맞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트럼프 관세 폭탄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주력 시장의 하나인 미국 수출 감소세는 정부의 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어서 걱정스럽다.
대구경북도 관세 폭탄의 영향권에서 비켜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대구상의 조사에 따르면, 지역 제조기업의 70%가 미국 관세 정책으로 수출 규모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 이상 수출이 감소했다는 기업도 16.9%에 달해 충격의 깊이를 실감케 한다. 대구의 올해 1~7월 대미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다. 관세 탓에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리는 형국이다. 문제는 한·미 양국이 지난 7월말 상호관세를 15%로 합의했지만, 미국의 무역압박은 더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반도체에도 품목 관세를 예고한데다, 한국의 투자 이행 계획 여부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낮춰줄 수 있다고 공언, 관세 충격이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여 우려스럽다.
그렇지만 대구경북의 중소 수출기업은 마땅한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지역 기업의 45.5%가 '상황 모니터링 외 전략 없음'이라고 응답한 점을 봐도 그렇다. 기업들은 대미 수출 관련 체계적인 정보 제공과 전문 컨설팅, 금융지원 등 과감한 지원책이 나와주기를 바란다.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기업들 역시 이번 관세 쇼크를 '경고등'으로 인식하고 수출전략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