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림 전소에도 정자 본채 보존…관광 연계 활성화 기대
안동 만휴정<안동시 제공>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신(김태리)과 유진(이병헌)이 주고받은 이 대사가 촬영된 곳,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만휴정이 오는 25일 다시 문을 연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로 정자 주변 원림 4.23㏊가 전소된 지 6개월 만이다.
20일 안동시에 따르면 만휴정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공휴일에 개방된다. 관람은 유료로 운영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다.
만휴정은 지난 3월 의성·안동·영덕을 덮친 대형 산불 당시 주변 산림이 모두 불에 타는 상황에서도 정자 본채가 피해를 입지 않아 주목받았다. 불길이 인근까지 번지면서 한때 소실됐다는 말도 돌았다. 강풍을 타고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자 방재 인력은 철수했지만, 철수 직전 만휴정 기둥과 정자 하부까지 방염포를 덮고 물을 뿌리는 조치를 했다. 그 결과 본채는 화마를 피했다. 다만 주변 원림은 전소됐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만휴정이 불길을 견뎠다는 소식이 퍼지며 "다행이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만휴정은 조선 전기 문신 보백당 김계행(1431~1517)이 노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해 지은 정자다. 우거진 산세와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유명하고,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드라마 촬영 이후 만휴정으로 오르는 길에는 '그대는 나가시오. 나는 한걸음 물러나', 외나무다리 인근에는 '걱정은 잠시 잊고, 늘 그랬듯 어여쁘시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안동시는 산불 이후 6개월간 탐방로를 정비하고 고사목을 제거하고,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등 관람 동선을 정리했다. 원림 복원은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안동시는 만휴정 개방과 함께 안동포타운, 금소마을, 묵계서원 등 인근 자원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가을철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관광업계는 "만휴정 재개방이 안동 관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시는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복원을 통해 후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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